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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에 지방 쌓이는 고지혈증..방치하다 뇌·심장 질환 된다

疾 風 勁 草 2019. 4. 17. 08:47

올해 50세 직장인 박 모씨도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총 콜레스테롤 243㎎/㎗(정상 기준 200 미만), 중성지방 130㎎/㎗(정상 150 미만), 좋은 HDL-콜레스테롤 70㎎/㎗(정상 60이상), 나쁜 LDL-콜레스테롤 144㎎/㎗(정상 130 미만)로 고지혈증 주의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할지, 운동하고 살만 빼면 좋아질지 몰라 고민이다.

고지혈증은 글자 그대로 피 속에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 성분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를 말한다. 국민건강통계 자료에 따르면 고지혈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6년 177만명으로 2012년보다 55만명이나 증가했다. 국내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꼴로 고지혈증 '주의' 단계나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성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 및 스트레스 등으로 고지혈증 환자가 늘고 있다"며 "최근 고지혈증 진단과 치료 기준이 강화돼 과거에 관찰 대상이던 사람들이 치료 대상으로 바뀐 점도 증가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고지혈증은 심혈관·뇌혈관 및 말초동맥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혈관에 지방이 조금 많을 뿐인데 왜 고지혈증이 위험할까. 이유는 지방이 혈관 내막에 점차적으로 쌓이면서 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좁은 도로의 갓길에 차가 주차돼 있는 경우와 비슷하다. 차가 지나다닐 수는 있지만 좁은 도로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거나 하면 꽉 막히는 것처럼 혈관 내막에 지방이 쌓임에 따라 혈관이 좁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지혈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은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질환부터 뇌경색, 뇌졸중 같은 뇌혈관질환까지 부를 수 있다"면서 "또한 지방의 일종인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췌장세포의 손상을 유발해 급성 췌장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하지만 고지혈증을 알아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혈액검사다. 고지혈증 진단을 위해 제대로 된 검사를 하려면 최소 12시간 금식이 필요하다. 음식과 술을 마시면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날 저녁 6시 이후에는 물을 제외한 다른 음식과 술을 마시면 안 된다. 혈액검사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총 콜레스테롤을 측정하게 된다. 총 콜레스테롤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을 포함한 값이다.

박 교수는 "총 콜레스테롤만으로는 치료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많은 것이 좋고,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적은 것이 좋은데,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지혈증의 치료 목표는 동맥경화를 막고 최종적으로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현재까지는 약물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며 식사요법, 운동요법, 생활습관 개선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며 "하지만 고지혈증이 있다고 해서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권하지는 않으며 환자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약물치료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즉 검사 당시 당뇨나 고혈압, 허혈성 심질환, 말초혈관질환, 허혈성 뇌질환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더라도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권하지만 만약 기저질환이 없고 단지 콜레스테롤 수치만 높다면 우선적으로 술, 담배, 스트레스, 고지방 음식을 피하면서 다이어트, 유산소운동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