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파랑길 전코스및체험 ▼▼▼

<4> 동해안 해파랑길 2천리를 걷다 (5박 6일)

疾 風 勁 草 2017. 11. 25. 09:45

 

<4> 동해안 해파랑길 2천리를 걷다

 

5월 14일(일 : 20일차) : 맑음

 

세계 최대 자전거 시계

 

어제 피곤하여 늦잠을 자고 일어나 순두부 백반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정동진 매점에서 빵을 사서 출발하는데, 서울 부부를 3번째 또 만났다.

정동진 박물관역에서 시계에 관한 역사박물관을 관람하였는데, 원자시계,

매시 정각에 공이 굴러 내려와 직접 종을 치는 시계, 세계 최대 자전거 시계,

모든 부품을 나무만 사용하여 정교하게 만든 시계 등

시계 무게가 최고 70kg이 넘는 시계도 전시되어 있다.

또한 세계 유일의 회중시계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4일전 엄마가 딸(Nora Keane)에게

선물한 시계로, 타이타닉호의 공식 침몰시각을 알려주는 시계도 전시되어 있다.

6,25남침사적탑(南侵史蹟塔)을 둘러보고 강릉통일공원에서 아군의 전북함 내부와

북한의 무장잠수함과 북한주민 탈출선을 관람했다.

안인 일출교를 지나 봉화산을 오르는 길목에 보리밭의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가 풍요로워 보인다.

그 옛날 보릿고개 때 구수한 떡 보리를 맛있게 먹었던 일이 생각난다.

또한 감자밭에는 자주 빛 색깔의 감자 꽃이 만발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감자 꽃 열매를 가지고 놀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지금 걷고 있는 37코스는 강릉바우길과 겹쳐져 있는 코스다.

산속의 제피나무와 산초나무를 구별하기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곳에는 제피나무가 많이 산재되어 있다.

산속에서 아름드리 오동나무를 발견했다.

생후 처음 보는 크기의 오동나무로 수령이 꽤 오래된 것 같다.

오늘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안인해변까지 오는데 모래가 많이 날린다.

하지만 봉화산 숲속에 다다르니 여간 시원하지 않았다. 중

앙시장에 도착하여 횟집에서 소주를 한잔한 후 찜질방(동아장 : 중앙시장 부근)에서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8.1km(36,37,38코스 : 정동진역 ~ 중앙시장)
숙박비 : 10,000
식대 : 24,000
입장료 : 3,000

 

강릉 통일공원에 전시된 북한의 무장 잠수함

 

 

5월 15일(월 : 21일차) : 맑음

 

경포호의 강문 솟대다리

 

오늘은 비교적 맑고 선선하여 조금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겠다.

아침식사로 선지국을 먹고 경포대 방면으로 길을 떠났다.

솔바람다리를 앞두고 송정해변 푸른 바다가 발길을 사로잡는다.

경포호의 강문 솟대다리도 꽤 장엄하다.

오늘 주문진해변까지 걸을 수 있을까?

송정해변의 소나무 숲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정도의 소나무숲길을 걷기는 생후 처음이다.

정말 ‘솔향기 나는 강릉’이다.

해변 철책선 부근의 근무초소를 둘러보고 지난날 군복무 시절을 회상했다.

경포호수에서 소머리 곰탕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주인으로부터 강릉에서 대구까지 무정차 버스가 다는 예기도 듣고,

손님으로부터 주문지 근처에 찜질방이 있다는 예기도 알려주셨다.

약국에서 바셀린 한 통을 사서 주문진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주문진 소방서 옆에 있는 찜질방에서 짐을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6.3km(38,39,40코스 : 중앙시장 ~ 주문진해변)
숙박비 : 10,000
식대 : 24,000

 

송정해변의 끝없이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

 

 

5월 16일(화 : 22일차) : 맑음

 

 

아들바위에 대한 안내문

 

오늘은 아침 6시부터 걷기 시작하여 주문진시장에서 육개장으로 아침밥을 먹고

수산항을 목표로 걷기 시작했다.

주문진등대에서 바라본 바다와 주문진 전경이 파도가 잔잔하여 아주 평온하게 보였다.

주문지 해변 아들바위공원에서 아들바위를 찾지 못하고, 배호의 “파도 노래비”만 보고 나오니,

공원 입구에 동전 500원을 넣으면 배호의 노래가 흘러나오도록 되어있다.

조금 지나니 자식을 원하는 사람이 기도하여 아들을 낳았다는 전설이 있는 아들바위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으나 역시 아들바위를 찾지 못하던 중 마침 지나가는 노인에게 물으니,

어미가 아들을 치켜들고 있는 바위가 있었는데

어느 날 거센 파도가 아들을 삼켜가 버리고 어미만 남아 있다는 바위를 멀리서 가르쳐 주셨다.

안내문에도 그런 설명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주문진해변에서 “9멍가게”의 간판을 내건 재미난 구멍가게를 보았다.

향호도 산책하기에 아주 멋진 호수이다.

지경해변과 원포해변의 바다 속은 바닷물이 맑아서인지 다른 해변보다 더 수심이 깊어 보인다.

인구해변의 “밥 먹고 놀자” 식당(672-5220)에서 불고기 쌈밥(10,000원)을 먹었는데,

고기도 많이 주고 맛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죽도정을 지나다가 “아뿔사!  밥값을 잊어 버렸네” 점심을 먹고 주인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와 낙산사 부근에 찜질방이 있는지를 묻다가 그냥 나와 버린 것이다.

다시 식당에 돌아와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떠났다.

더운 날씨에 800m 정도를 더 걸은 셈인데, 2km만 되었어도 무통장으로 입금하는 수밖에...

복분리 경로당 앞에 예쁘게 핀 찔레꽃, 꽃 잔디, 붉은 장미, 관상용 양귀비등 여러 가지 꽃이 만발해 흡사 화훼단지 같은 느낌이다.

작은 언덕길을 지나 그늘아래에 돗자리를 펴고 앉기도 전에 왕개미들이 미리 자리위에 노닌다.

옛날 시골 그늘아래 그토록 많던 왕개미들, 지금은 보기 쉽지 않다.

한참을 더 지나자 38선 휴게소에 도착했다.

38선 경계 표시판을 보자 군 생활 때 38선 목책을 연상케 한다.

기념으로 십전대보탕을 한 잔하고 하조대(河趙臺 : 조선의 개국 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서

은거하였다 하여 두 사람의 성을 따서 ‘하조대’ 라 칭함)로 향했다.

하조대 앞바다 바위위에 수령 약 200년이 된 소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낙산해변까지 힘들게 걸어 모텔에 투숙했다.

청소도 되어 있지 않고 생수는 없어도 25,000원이면 괜찮다.

통닭 반 마리와 강원도 옥수수 막걸리로 저녁 겸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6.9km(41,42,43,44코스 : 주문진해변 ~ 낙산해변)
숙박비 : 25,000
식대 : 24,000

 

하조대 앞바다 바위위에 수령 약 200년이 된 소나무

 

 

5월 17일(수 : 23일차) : 맑음

 

낙산배의시조목(始祖木)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해장국을 먹고 낙산사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옛날에 다녀왔지만 워낙 래된지라 다시 찾았는데 1시간이 더 소요 되었는데 갈 길이 멀다.

낙산배의 시조목(始祖木)도 낙산사에서 재배되고 있고,

의상대(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671년<문무왕 11년> 낙산사를 창건할 때

이곳에서 좌선<坐禪>한 것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도 예전과 변함이 없다.

정암해변 입구에 있는 화장실은 너무 깨끗하여 안방에 들어온 느낌이며 음악까지 흘러나와

찻집을 연상케 한다.

해파랑길을 23일차 걷던 중 가장 깨끗한 화장실이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대포항에서 회덮밥을 먹고 장사항 방면으로 출발했다.

속초해변 자연박물관에서 시간을 좀 보냈다.

공룡화석, 거북이 화석, 조개화석, 산호화석, 돈석(豚石) 등 수많은 볼거리가 전시되어 있다.

잠시 후 속초등대에 올랐다.

속초 8경 중 제 1경에 해당하는 속초등대는 “영금정 속초등대전망대” 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속초등대에서 바라본 설악산은 시야가 넓어 대청봉까지 잘 보인다.

바다정원(찻집)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한참동안이나 쉬었다.

규모가 대단히 크고 사람들도 많이 붐빈다.

특히, 송림의 의자와 테이블도 수없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

봉포 해변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삼포 해변으로 향했다.

삼포해변에서 버스를 타고 찜질방을 찾아 영랑호 부근의 설악해수사우나(24시 목욕탕)에 와서

휴식을 취했다.


오늘 걸은 거리 : 39km(44,45,46코스 : 낙산해변 ~ 삼포해변)
숙박비(왕복 교통비 포함) : 10,000
식대 : 29,000

 

 

5월 18일(목 : 24일차) : 맑음

사우나에서 나와 보니

식사할 곳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마트에서 빵과 우유를 사서 아침 식사로 대신 했다.

버스를 타고 삼포 해변에서부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송지호 철새 관망타워에 도착하여 관람하려니 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관람토록 해 준다.

관망타워에 여러 가지의 철새 박재들도 전시되어 있다.

송지호는 송림이 울창하고, 둘레가 약 4km(20만 평) 정도 되고,

최고 수심이 5m에 달하는 자연호수와 죽도가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하고

고성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며, 철새도래지이다.

고성 군청을 지나 북천철교를 지났다. 북

천철교는 1930년경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건설한 원산 ~ 양양간의 동해북부선으로,

6,25 전쟁당시 북한이 본 철교를 이용하여 군수물자를 운반하자

아군이 함포사격으로 폭파해야만 했던 다리이며,

고성군이 60년이 지난 폐허의 다리를 평화통일의 염원으로 상판을 설치하여 걷기 및

자전거 길로 복원 하였다.

어제와 오늘은 바람이 잔잔하여 파도가 거의 없다.

하지만 흐린 날씨 탓에 시야는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오늘 날씨는 정말 무덥다.

더군다나 오늘따라 그늘도 거의 없어 배낭에 넣어둔 생수가 뜨겁다.

날씨가 너무 더워 발길이 더디다.

거진항에 도착하니 그래도 숙소가 제법 많은 편이고 북쪽으로 갈수록 숙소 구하기가 힘들어

선인장모텔(033-682-2527)에서 안주인의 배려로 3만원에 투숙했다.

숙소가 그다지 크지는 않아도 깨끗하고 아담하며 세탁실도 마련되어 있다.

내일은 새벽부터 출발하여 12시 30분에 출발하는 강릉행 버스를 타야만 대구까지 갈 수 있다.

페리카나에서 막걸리로 저녁 식사를 대신 했다.


오늘 걸은 거리 : 26.3km(47,48코스 : 삼포해변 ~ 거진항)
숙박비 : 30,000
식대 : 28,000

 

 

5월 19일(금 : 25일차) : 맑음

 

아침 일찍 일어나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4시 40분에 모텔을 나섰다.

어제는 그토록 더웠었는데 밤새껏 바람이 많이 불더니 새벽에는 오히려 춥게 느껴진다.

아침 공기가 한없이 맑다.

거진항 숙소에서 응봉(鷹峯 : 해발 122m))까지 4km의 산길을 걸어 오르는데 1시간 반이나 소요되고, 어제 낮 동안 보다 땀을 더 흘렸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시원하기는 하지만

해변 가에서는 모래가 날아들고 심할 때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응봉을 오르기 전에 거진 해맞이봉 산림욕장이 잘 조성되어 있고, 그

곳에서 바라본 거진항의 일출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걸음을 재촉하여 화진포 해맞이교를 지나 응봉을 거쳐 드디어 화진포에 도착했다.

화진포의 城(김일성 별장)에 도착했으나 개관 시간이 되지 않아 겉모습만 보았다.

본 건물은 독일 건축가인 H,Weber가 1938년에 건립하여 예배당으로 이용하였으며,

해안 절벽 위 송림 속에 우아하게 자리한 모습에서 “화진포의 성”으로 불리워졌으며,

1948년 이후에는 북한이 귀빈 휴양소로 운영하였고,

당시 김일성과 그의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은, 딸 김경희 등이 묵고간 적이 있어

지금까지 “김일성 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디.

화진포 생태박물관도 겉모습만 보고,

이승만 별장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생애를 촬영한 사진들을 건물 밖에 전시해 두었기에

관람할 수 있었고, 내부를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9시 조금 지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운 좋게도 출입사무소에서 인천에 사시는 친절하신 민×학님 부부를 만나 통일전망대까지 함께 동승할 수 있었다.

마침 시야가 넓어 통일전망대에서 군사분계선과 금강산을 바라볼 수 있었다.

금강산이 바로 코앞에 있건만 다가갈 수 없는 조국의 슬픔, 하루빨리 평화통일이 되기를 기원한다.

DMZ 박물관에는 6,25전쟁 시 북한군의 만행과 남북한의 각종 무기, 화폐, 녹슨 철모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장일남의 “비목(碑木)”의 가사가 전쟁후의 비극과 아픔을 더욱더 실감하게 해준다.

통일전망대를 잘 관람하고 화진포까지 태워 주신 민×학 부부님!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은혜를 다시 갚을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얼마 후 거진행 시내버스를 타고 와, 거진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국수를 시켜먹고

12시 30분 버스로 강릉으로 출발했다.

차창 밖의 풍광들이 내가 25일 동안 걸어왔던 해파랑길.

땀 흘려 힘겹게 걸어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간다.

강릉에서 대구행 무정차를 타고 오는데도 4시간이 더 걸렸다.

강릉에서 출발하기 전에 버스 기사님이 고속도로 공사 관계로 둘러간다 했지만

통일전망대에서 집에까지 오는데 무려 480km, 11시간이나 소요되었다.

그나마 민×학 선생님 덕분에 대구까지 오는 버스 시간을 잘 맞추어 올 수 있게 됨을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이로서 25일간의 기나긴 해파랑길 걷기의 대장정의 막이 내려진다.


오늘 걸은 거리 : 25km(49,50코스 : 거진항 ~ 통일전망대)
숙박비 : 0
식대 : 13,000
입장료 : 1.500

 

속초해변 자연박물관에 전시된 돈석(豚石)

 

 

송지호 철새 관망타워

 

 

걷기 및 자전거 길로 복원된 북천철교

 

 

거진해맞이봉에서 본 거진항의 일출 모습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산(바다 속의 작은 섬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군사 분계선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