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파랑길 전코스및체험 ▼▼▼

<2> 동해안 해파랑길 2천리를 걷다 (5박 6일)

疾 風 勁 草 2017. 11. 25. 10:42

 

<2> 동해안 해파랑길 2천리를 걷다 (5박 6일) 

 

 

4월 10일(월 : 8일차) : 맑음

 

 

경주의 주상절리

 

오늘 제일 늦잠을 잤다.

출발이 8시 40분. 양포까지는 가야 하겠는데...

경주의 주상절리를 보노라면 자연의 신비가 정말 감탄스럽고 신기하다.

KBS 1TV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이 이곳 경주에서 촬영되었다 한다.

해변의 바위위에 심겨진 소나무의 끈질긴 생명력과 아름다움이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주상절리를 보고난 후 휴식을 취하며 물을 마시려니 물통이 없다.

온천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정수기위에 올려놓고,

커피만 타서 마시고 잊어버리고 온천을 떠나온 것이었다.

역시 바쁠수록 천천히. 그리고 한 가지씩의 일을 하도록 해야지. 하는 수 없이 마트까지 가야지.

슈퍼에서 작은 물 한 병을 하나 사고 정수기 물을 3잔이나 마셨다.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봉길터널(2,430m)에 다다르기 직전 버스 승강장 안내문에 터널을 걷기는

위험하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나,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승용차를 3대나 세워 보았지만 헛수고 였다.

할 수 없이 터널을 걷기 시작했다.

어둡고 매연이 가득한 터널을 걷기란 정말 위험하지만 되도록 빨리 통과 하려했다.

1km정도 걸었을까 반대편 비상 도로에 레카차가 세워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반대편 나 쪽으로 유턴 하는 것이다.

기사가 내리더니 위험한 터널을 걷지 마시고 이 차에 타라는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고 보니 터널 공사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다가 내가 계속 걷고 있으니 일부러 나를 태워주려고

온 차였다.

터널을 통과하자 나를 세워주고 되돌아가는 직원을 보면서 한없이 고마워했다.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을 지나 또 산을 넘어 조금 지나니 도로가의 한식 뷔폐식당을 발견하고

오래간만에 배불리,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산길을 걷다보니 보기 드문 보리밭도 보인다.
감포에 도착하니 예전보다 많이 발전되어 있다.

오후 5시인데 양포까지는 가야하는데,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아프다.

물집이 생기는 모양이다.

경주 구간에는 스탬프 함이 보이질 않는다.
양포에 도착하니 오후 8시 반.

마트에서 햇반과 사탕을 사서 목욕탕을 겸하는 여관에 투숙했는데,

그 때부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밀린 빨래를 했다.

온돌방이라 세탁을 해도 말리기가 쉬웠다.

 

오늘 걸은 거리 : 36.4km(10,11,12코스 : 양남면사무소 ~ 양포항)
숙박비 : 25,000
식대 : 16,200

 

KBS 1TV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촬영지 안내도

 

 

 해변의 바위위에 심겨진 소나무

 

 

4월 11일(화 : 9일차) : 비
 

 

장길리의 복합낚시공원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린다.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 안마를 한 후 11시에 우의를 입고 여관을 나섰다
모포에서 정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구룡포 부근에 찜질방이 있다 해서 그곳에 가기로 했다.

오후에 비도 멈추고 바람도 비교적 잔잔하며 동해안의 하늘이 맑고 시야도 좋았다.
점심을 먹고 해안 쪽으로 가려하니 식당 주인이 그쪽으로 조금 가면 길이 없어진다고

도로로 가도록 한다.

할 수 없이 도로를 걷다보니 원래 코스가 아닌데도 인식패널이 달려 있었다.(모포에서 구평리 사이)
장길리의 복합낚시공원은 강태공들이 즐기는 곳으로 유명하며,

장길리 마을어장 내 유어장(체험학습이나 낚시 등 관광용 어장)의 총연장 170m의 교량을 이용하여 육지보다 바다를 더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구룡포에서 호미곶온천랜드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데 고속도로 갓길도 걸어야만 한다. 찜질방을 몇 번이나 물어물어 찾아갔지만,

길 건너편에서 보니 날이 저물어 가는데도 찜질방 간판에 불이 켜져 있지 않다.

야! 이거 오늘 쉬는 날인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가보자.

곁에 가보니 다행히 영업을 하고 있는 중 이라 어찌나 반가운지.

찜질방에서 비빔밥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19km(13코스 : 양포항 ~ 구룡포항)
숙박비 : 9,000
식대 : 12,000

 

장길리 마을어장 내 유어장과 유어장을 연결한 교량

 

 

4월 12일(수 : 10일차) : 비온 후 맑음 

 

      

 

퓨전화장실

 

아침에 온천 셔틀버스를 타고 구룡포 시장에서 아침밥을 먹고 호미곶을 향했다.

구룡포에도 주상절리가 있다.

한참을 걷다가 보니 퓨전화장실이 있는데 그 옛날 이용하던 재래식 화장실 이었다.

물론 체험해도 좋다는 안내문과 이용방법도 적혀 있다.

호미곶 등대박물관을 눈앞에 두고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려니 문이 잠겨 있다.

저녁에만 영업한데. 마트에서 빵을 사들고 길을 걸으며 먹었다.

호미곶에 도착하니 관광객이 붐볐다.

바다 안쪽으로 연결되는 다리도 놓여 있었다.

전국 최대의 가마솥이 2014년 1월 1일 한반도 해맞이 축전 행사에 참여한 관광객들에게 새해 아침에 떡국을 끓여주는 행사를 위해 특수 제작 되었는데,

지름 3.3m, 깊이 1.3m, 둘레 10.3m 무게 4t이며, 2만 명분의 떡국을 끓일 수 있다니 대단하다.

등대박물관 등은 예전에 둘러보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다.

호미곶을 둘러보고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포항 시내 방면으로 가는데 산길이 너무 좋다.

대보 저수지도 너무 깨끗하다. 공기가 좋은 곳에 마침 요양원이 있어 식수를 보충해서 걸었다.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이 대낮인데도 출입문을 잠그고 생활하는 것이 관리의 문제도 있겠지만,

요양이라기보다는 외부인이 보면 감금(?)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왠지 좀 씁쓸하다.

산길이 좋긴 하지만 바다는 전혀 보이질 않고 산길뿐인데,

경치 좋은 바닷가를 두고 왜 이 길을 걷기 코스로 택했을까?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지나간다.

밤늦게 시내에서 친구와 저녁 식사와 소주를 한 잔 하고 대구로 왔다.

 

오늘 걸은 거리 : 39.2km(14,15,16코스 구룡포항 ~ 형산강 큰다리)
식대 : 10,000
교통비 : 13,000

 

 

전국 최대의 가마솥

 

 

4월 23일(일 : 11일차) : 맑음

 

 

소금을 지게에 지고 장사하는 이의 조형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열흘간 집에서 쉬다가 포항 터미널에 도착하니 08시 20분.

형산강 큰다리에 도착하니 09시. 해파랑길 걷는 중 가장 좋은 날씨다.

마침 포항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이라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포항운화관을 관람하려니 10시가 되어야 한다.

기다릴 시간이 없어 계속 걸었다.

송도에 도착하니 옛날 우체통이 있는데,

포항우체국에서 6개월 후에 1인 1매의 엽서를 무료로 배달해 준다.

조금 지나니, 그물을 손질하는 조형물,

소금을 지게에 지고 장사하는 이의 조형물, 여러 사람들의 화합하는 모양의 조형물 등도 있다. 영일대(迎日臺)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호미곶의 길이가 대단하다.

형산강 큰다리에서 계속 걸어왔지만 호미곶의 등대가 보이지 않더니 포항 신항만에 이르렀을 때 호미곶이 사라진다.

포항 신항만과 칠포해수욕장 중간의 평평한 바위에 자리를 깔고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막걸리를 한 잔하니 이게 바로 선경(仙境)이구나.

조금 지나니 공사 관계로 길이 끊어져 솔밭사이로 헤매다가 길을 다시 찾았다.

길을 헤매다가 해파랑길 리본을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 없고 힘이 새롭게 생겼다.

길가 해변의 방공호 부근에 예쁘게 핀 붓꽃이 자태를 뽐낸다.

칠포에 오니 해오름 전망대가 있는데 포항 ~ 울산 고속도로 완전 개통을 앞두고

포항, 울산, 경주 3개 도시가 함께하는 동맹이란 데서 이름 지었다 한다.

조금 지나니 낙하산 훈련하는 것이 아마도 군인인 듯하다.

구령 소리에 맞추어 수 없이 낙하하고 있다.

마을 담장엔 아낙네들이 고깃배를 밧줄로 끌어당기는 벽화도 그려져 있어

그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화진 해변까지 가기엔 너무 멀다. 월포해변에 오니 모텔이 하나 있는데 조금 비싸다.

환경도 괜찮고 따뜻하여 땀을 흘리면서 푹 잤다.


오늘 걸은 거리 : 39.3km(16,17,18코스 형산강 큰다리 ~ 월포해변)
숙박비 : 35,000
식대 : 15,000
과자 등 간식 : 8,000
교통비 : 8,200

 

아낙네들이 고깃배를 밧줄로 끌어당기는 벽화

 

 

4월 24일(월 : 12일차) : 맑음

 

다리위로 산책하는 해상 산책로

 

 

일기예보에 의하면 아침에 조금 쌀쌀하지만 낮 기온은 무덥다 한다.

정식으로 아침밥을 해결하고 중간 지점에 식당이 없을 것 같아 마트에서 빵 하나를 사서 영덕으로 향했다.
화진 해변을 지나 포항과 영덕을 가르는 경계선인 지경교를 지나 영덕에 이르니

“영덕불루로드길”이 시작된다.

이전에 2코스는 다녀간 일이 있지만 1코스부터 걷기는 처음이다.

대부분 해파랑길과 겹치게 되어있다.

장사에 이르니 장사상륙작전전몰용사위령탑과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의 조각상도 있다.
길가의 목련도 자태를 뽐내며 오가는 이들을 반긴다.

처음으로 체험하는 바다 위에 세워진, 다리위로 산책하는 해상 산책로는 그야말로 낭만적이다.

삼사해상공원 부근 호텔 건물 벽에 평일 객실료가 29,000원이라 적혀있다.

근처에 모텔과 펜션이 수없이 많기 때문일까?

해파랑길 2코스 마지막 구간인가 호텔(또는 리조트?)을 얼마나 크게 건축하고 있는지?

지금도 문 닫고 폐업중인 모텔이 수없이 많다.

호텔 앞 민가에 느티나무를 하트모양으로 만들어 가꾼 것이 볼만하다.

삼사해상공원내 “천하제일화문석”의 무게가 무려 20톤.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을 관람하려니 마침 휴무일이라 할 수없이 그냥 지나쳤다.

강구 어시장에서 회를 사서 식당에서 점심 겸 저녁으로 소주 한 잔 마시고 찜질방에 가서 묶었다. 어시장인데도 회 값이 별로 싸지는 않다.


오늘 걸은 거리 : 28.6km(18,19,20코스 : 월포해변 ~ 강구항 조금 지남)
숙박비 : 9,000
식대 : 22,000

 

하트모양으로 가꾼 느티나무

 

 

4월 25일(화 : 13일차) : 맑음

 

 

산악회 안내 리본이 송신탑 둘레에 수없이 매달려 있다

 

강구 기사식당에서 아침밥 한 그릇을 비우고 마트에서 빵을 샀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내린다 했는데 아직까지는 괜찮다.

아침부터 산길이다.

해파랑길은 대부분 해변이라지만 산길도 만만하지 않다.

등산을 해보지 않고는 도저히 걷기 힘드는 코스다.

고불봉(235m)에 힘겹게 오르니 눈앞에 20여대의 풍력발전기가 힘겹게,

또는 조금 빠르게 제각기 돌아간다.

고불봉의 철쭉꽃이 만발하고 영덕시내가 한 눈에 보이고, 강구 앞바다도 보인다.

목은 이색 선생이 영덕에서 머물며 읊었다는 시조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각양각색의 산악회 안내 리본이 송신탑 둘레와 소나무가지에 수없이 매달려 있다.

영덕의 불루로드길은 해파랑길의 일부로, 영덕대게공원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64.6km의 해안길로 잘 조성되어 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전망대에 이르니 가슴이 탁 트인다. 하지만 전망은 고불봉이 나을 듯.

풍력발전기가 계속 가까워질수록 돌아가는 속도가 꽤 빠르게 느껴진다.

어떤 풍력기는 멈추는듯하면서도 힘겹게 돌아가는 것도 있다.

풍력기 바로 아래를 지날 때면 정말 아찔하다.

저 크나큰 물체가 떨어지기나 하면 어쩌나.....

영덕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전에 다녀간 일이 있지만 지금은 더 볼 것이 많다.

해맞이공원이 1.6km 남았다.

정말 힘겹게 걸어왔지만 풍력기 고개마루에 이르니 탁 트인 바다가

그동안의 고생을 말끔히 씻어준다.

문화체험공원에서 조금 내려와 우회전하여 산길로 내려오는데,

당초의 길 조성은 잘 되어 있는데 관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거미줄도 있고 길의 흔적만 있지 아무래도 인적이 없는 길이다.

도로에 다다르기 직전에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자세히 보니 축구공 크기의 벌집에 벌이 수없이 드나들고 있다.

순간 엎드렸다.

잠시 후 낮은 포복으로 간신히 벌떼를 벗어났으나 가시덤불만 있지 길이라곤 없다.

그래도 근처에 조그마한 밭이 있는걸 보니 길이 있겠다 싶어

가시덤불을 헤치고 겨우 밭으로 올라간 순간 이건 또 뭐야!

양봉 통 열 통 정도의 벌들이 날고 있었다.

호랑이 피하려다 사자 굴에 들어갔다.

엎드려 가만히 있는데 한 마리의 벌이 목 뒷덜미에 앉았다.

꼼짝을 않고 있는데 한 방 쏘고 날아갔다.

조심 또 조심하여 겨우 위기를 벗어나 도로에 내려왔다.

(벌집 장소 : 영덕물가자미전문점 ~ 새천년기념마을숲 표식판 사이의 작은 마을로 도로에서

 산길로 진입초 지점)

아마 양봉 통에서 분봉하여 나온 벌인 듯싶다.

벌집을 빨리 발견하고 긴급 대피를 하였으니 망정이지 조금만 더 앞으로 갔더라면.....

얼떨결에 발생한 일이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워낙 정신이 없어 그런지 그래도 못 견딜 정도의 통증은 아니다.

도로에 내려와 정신을 가다듬고 해파랑길 안내소에 전화를 했다.

답변 왈 ‘영덕 군청에서 그 길을 변경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런 위험한 길을 안내하지도 않고 알고만 있었어야 되겠는가?

항의를 하니 역시 관리의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영덕군청에 예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하여

군청 관계자에게 말을 남기고 길을 떠났다.

영덕 해맞이공원에 예쁘게 핀 철쭉과 게의 조형물이 조화를 이룬다.

해맞이공원 조금 못 이르러 스템프함이 있는데 스템프 도장은 4개나 있으나 스템프는 없다.

나중에야 보니 부근 다른 인증함 안에 스템프가 있어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축산항을 지나 대진항을 앞두고 걷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제발 대진항까지 도착할 때까지라도 참아다오. 대진항에 도착하니 숙소가 거의 없다.

고래불(목은 선생이 이곳 해변에서 고래가 하얀 분수를 뿜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고래불’이라 이름 지었다 함)까지 가야만 모텔이 있다 한다.

물론 값비싼 펜션은 있지만. 오늘은 너무나 고생이 많다.

대부분 산길과 해변의 오르막과 내리막 계단, 그리고 가장 긴 코스 등등.

경정1리 마을회관에서 생수를 보충하고 길을 재촉했다.

잠시 쉬었다가 멀리 보이는 고래불해변의 불빛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

밤 10 시가지나 겨우 모텔을 찾았다.

점심도 빵으로 해결했는데 저녁은 먹을 곳이 없다.

간식을 먹었더니 배는 고프지 않아도 마트에서 닭다리와 캔맥주 하나를 사서 저녁 겸 피로를 풀었다.

교훈 : 급할수록 침착하고 정신을 차려라.


오늘 걸은 거리 : 44.1km(20,21,22코스 : 강구항 조금 지남 ~ 고래불해변)
숙박비 : 30,000
식대 : 15,000

 

해맞이공원에 예쁘게 핀 철쭉과 게 모양의 조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