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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해안 해파랑길 2천리를 걷다 (5박 6일)

疾 風 勁 草 2017. 11. 25. 10:14

 

<3> 동해안 해파랑길 2천리를 걷다 (5박 6일)

 

4월 26일(수 : 14일차) : 흐림

 

월송정(越松亭)의 모습

 

어제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늦잠을 자려 했는데 오히려 일찍 깨어났다.

7시 반까지 누워 있다가 힘겹게 일어났는데 어제 벌에 쏘인 뒷목덜미가 약간 가렵다.

혹시 봉침(?)을 맞았기 때문일까?

어떻게 그렇게 강행군을 했을까?

가장 힘든 코스로 평소의 2배 가까이 걸었다.

오전에 비가 내린다 하는데..... 지도를 보니 지금껏 절반은 걸은듯하다.

진작 날씨만 좋았더라면 계획한 일정(22일)대로 추진되었을 텐데.

아침밥이 너무 설어서 모레를 씹는 듯 했으나

어제 밥 한 끼밖에 먹지 못해서 억지로 다 먹고 10시 쯤 울진 방면으로 출발했다.

칠보산 온천을 지나자 울진에서 부산 방향의 해파랑길 걷는 네 분을 만났다.

어제 후포에서 숙박하고 오늘은 영덕까지가 목표라 한다.

후포어시장에서 가자미회를 사서 초고추장 집에 들어가 소주 한 잔하며 식사를 했다.

어제 너무 피곤하여 오늘은 울진 찜질방에 가서 쉬어야겠다.

월송정(越松亭 : 월송정은 관동팔경 중의 하나로서, 신라 때 화랑들이 노닐던 곳이요,

고려이후 수많은 시인들이 와서 시를 남기고 간 문화의 유적이다)에 다다르니

오후 6시가 가까워 왔다.

월송정을 조금 지나니 독도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독도가 고려시대 때 울진군의 관할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기성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 울진에 도착하여

터미널 근처 대흥식당(054-783-3050)에서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고 찜질방을 찾으니

목욕탕은 9시에 문을 닫는다하여 샤워만 대충하고 찜질방에 가서 쉬었다.

시설은 제일 못하면서 값은 비싼 편이다.


오늘 걸은 거리 : 30km(23,24코스 : 고래불해변 ~ 기성터미널)
숙박비 : 9,000
식대 : 38,000

 

독도조형물

 

 

4월 27일(목 : 15일차) : 맑음

 

망양정에서 바라본 수평선이 맞닿은 바다

 

어제 찜질방에서 푹 쉬었기 때문에 그런대로 컨디션이 좋다.

어제 대흥식당에서 된장찌개가 너무 맛이 좋아 아침에 또 찾았다.

한번 다녀간 손님이 자주 이용한다 한다.

울진군 맛 집에 소개되어져 있고 30년 묵은 된장을 사용한다고 한다.

아침엔 시래기를 넣어서 정말 맛있게, 밥도 반 공기 더 먹고 다시 기성터미널까지 차를 타고 갔다.

오늘은 울진 엑스포공원 입구 까지 걷고 대구로 가야한다.

기성터미널에서 사동3리까지 3km 구간은 임도(林道) 인듯한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오르막인데도 별로 힘들지 않고, 산속의 드문드문하게 지어진 집들이 한없이 평온하여 보인다.

차량도 간혹 다니고 자전거 행렬도 가끔 지나간다.

오늘 오후 5시까지 도착해야 대구행 준무정차를 탈 수 있는데.....

망양정 옛터에 오르니 저 멀리 수평선이 맞닿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닷물도 맑고 날씨가 너무 좋아 멀리 수평선이 끝까지 보인다.

평생 처음 보는 수평선인 듯하다.

망양정에 대한 시비(詩碑) 안내문도 보인다.

한참을 지나니 건어물 상점마다 근대식(?) 허수아비(의자 등받이에 여자 윗옷을 힙이고

머리를 만든 후 모자를 씌어 놓음)가 상점도 지키고 손님도 맞이한다.

계속된 가뭄으로 팔각정마다 꽃가루와 쌓인 먼지 때문에 걷는 도중 쉼터에 앉아 쉬기가 무섭다.

바람이 계속불어 안경을 껴도 눈물이 나고 먼지를 덮어 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울진 엑스포공원 직전까지 걷기를 마치고 며칠 쉬었다가 다시 오기로 하고 대구로 돌아왔다.

동대구에 도착하여 울진으로 가는 준무정차 첫차를 알아보니 아침 9시. 도착하면 12시이다.

아침 7시 반에 출발하는 완행을 이용해도 도착 시간은 똑 같다.

하는 수 없이 9시 버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 걸은 거리 : 25km(25,26코스 : 기성터미널 ~ 울진엑스포공원 직전)
식대 : 12,000
차비 : 25,000

 

망양정에 대한 시비(詩碑) 안내문

 

 

5월 10일(수 : 16일차) : 흐림

 

울진 엑스포 공원의 송림과 대장군상

 

아침에 대구에서 출발하려니 보슬비가 내린다.

울진 엑스포공원부터 걸어야하기 때문에 울진 대흥식당에 전화를 하니

그곳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오전 9시 출발 준무정차를 타고 울진으로 향했다.

지난번 대구 집으로 올 때는 승객이 별로 없었는데

오늘은 첫 준무정차이라서 그런지 손님이 제법 많은 편이다.

화진해수욕장을 지나니 바다가 보인다.

지난번에 힘겹게 걸었던 그곳을 버스로 신나게 달리니

어느덧 장사해수욕장. 날씨가 흐리지만 바다를 바라보면 언제나 속이 탁 트인다.
영해에는 지금도 논에 보리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 아주 풍요로워 보인다.

12시에 울진 터미널에 도착하니 역시 승객이 2명뿐이다.

대흥식당에서 시래기 된장국을 맛있게 먹고 1시부터 울진 엑스포공원으로 향했다.

울진 엑스포공원의 송림과 대장군상들이 손님을 반긴다.

친환경농업관을 관람하려니 정전이라서 관람 불가하다고 한다.

늦게 출발해서 가야할 길은 멀고 해서 곤충체험관 등을 밖에서만 둘러보고

삼척 방향으로 길을 재촉했다.

은어다리를 지나 조그마한 산에 오르니

비가 온 뒤의 만개한 아카시아 꽃들이 향기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옛날 아카시아 꽃으로 술을 담아먹은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연호공원에서 대구에 거주하는 젊은 분을 만나 봉평 해수욕장까지 동행했다.

오후부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데 걱정이다.

대구서 오신분이 비가 오니 자기가 일하는 숙소에서 방을 하나 마련해줄테니 자고 가라고 권한다.

말씀은 고맙지만 몇 일을 쉬다가 이제 몇 시간 밖에 걷지 못했는데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부구삼거리를 지나 도화동산에 오르는데 계속 오르막길이다.

도화공원(道花公園)이 왜 울진에 있는지 야간이라서 안내문도 읽어보지 못했다.

호산터미널까지 힘들게 걸어와 모텔을 정했는데 설이 말이 아니다.

세면기도 없고, 온수도 나오지 않고, 형광등도 너무 어둡다.

북쪽으로 갈수록 숙박시설이 비싸기만 하고 시설은 좋지 않은 편이다.

밤 10시 넘어 모텔에 짐을 풀고 24시 마트에서 닭다리 하나와 맥주 한 병을 사서

저녁 대신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3.2km(26,27,28코스 : 울진엑스포공원 ~ 호산버스터미널)
숙박비 : 30,000
식대 : 13,000
간식 : 15,000
차비 : 20,9000

 

은어다리의 모습

 

 

5월 11일(목 : 17일차) : 맑음

 

수로부인공원 입구 엘리베이터 타는 곳 안내도

 

어제 자정을 넘어 잤는데도 아침 5시에 깨었다.

전기담요에 따뜻하게 자고 일어나니 피로가 풀렸다.

어제는 오후 1시부터 걸었는데도 33km나 꽤 많이 걸었다.

오늘은 삼척까지 걸었으면 좋겠는데, 50km에 가까운 거리다.

“먹고보자” 식당에서 정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점심 대비용 빵을 샀다.

아침부터 계속 산길을 오른다.

어제와 오늘은 해변을 걷는 것이 아니라 등산을 한다고 표현할까?

씨가 더운데 그나마 길 한쪽엔 약간씩의 그늘이 나를 보호해 준다.

수로부인공원에 가려고 수로부인공원 입구 엘리베이터 앞까지 갔다가

가야할 길이 너무 멀어 점심만 먹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임원해변을 지나 검봉산 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서울서 오신 부부를 만나 얼마를 함께 걷다가

잠시 후 길을 달리 했다.

공사를 위해서인지 산에 있는 소나무를 벌채하여 아래로 굴러 내리는 것을 보니

그 옛날의 벌채하는 광경이 떠오른다.

깊은 산속을 오르다 보니 오랜만에 뻐꾸기, 소쩍새, 노고지리의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황영조기념관을 들려 황영조의 삶을 살펴보았다.

해녀인 어머니를 닮아 폐활량이 1분에 42회라니 마라토너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조건이다.

황영조 국제마라톤 공인 코스도 있다.

공양왕릉 근처에서 해파랑길 스탬프를 찍고 가려니 버스 기사가 차를 출발하지 않고

나를 기다리는 듯하다.

그 유혹(?)에 빠지지 않고 내가 걸으니 버스도 출발해 가버린다.

궁천레일바이크역을 지나 사래재 산마루에 오르다가 고압가스 매설관 옆에 작은 평상이 하나있어

돗자리를 깔고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 후 또 걸었다.

삼척까지 힘들게 도착하여 장여관으로 묶었는데

달세만 놓는다 하면서 선심 쓰는 척 하고 숙박비를 깎아준다.

수건도, 휴지도, 슬리퍼, 비누도 없고 청소는 언제하고 않았는지 먼지투성이고 거미줄이 겹겹이.....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라는 말처럼 그런대로 해결하고 워낙 피곤하여 세탁을 한 후 잠을 청했다.


오늘 걸은 거리 : 45.2km(29,30,31,32코스 : 호산버스터미널 ~ 삼척시내)
숙박비 : 25,000
식대 : 17,000

 

황영조 기념관

 

 

5월 12일(금 : 18일차) : 흐림

 

장미공원의 장미꽃들


모텔에서 그런대로 잘 잤다.

세탁물도 거의 마르고. 중앙시장에서 소머리 국밥 한 그릇 먹고 강릉 방면으로 향했다.

1km 정도거리의 장미공원은 잘 정비된 산책로와 각양각색의 예쁜 장미꽃들, 장미꽃 터널,

공원 매점도 2개소나 있다.

잔디 깎기 등 정비사업을 한창 하는 중. 정말이지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비치공원 도착하기 전 한 주택에 돌로 만든 선인장과 기타 조각상이 인상 깊다.

비치공원 부근에 이르러 바다를 바라보니 한참 만에 보는 듯하다.

해안선을 따라가며 세워진 철책선을 보니 문득 옛날 군복무 시절 DMZ의 철책선이 생각난다.

삼척해변의 그네 의자에 앉으니 여간 편안하지 않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 오늘은 그냥 자고 싶다.

배낭을 베개 삼아 양다리를 밖으로 뻗으니 마치 침대에 누운듯하다.

한 시간 정도 오수(午睡)를 즐기고, 피로를 풀었지만 워낙 편안하여 일어나기가 싫었다.

이사부 사자공원에 도착하니 온갖 형상의 사자상이 있다.

신라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복속할 당시 전선(戰船)에 싣고 가 위협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나무 사자를 울릉도, 독도와 마주 보고 있는 삼척에 해양개척의 상징물로 전시하고

사자공원을 조성했다 한다.

추암해변의 촛대바위는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화면으로 주위 바위들과 조화를 이룬다.
동해시 북평교 다리 밑을 통과하여 우측으로 징검다리와 잠수교를 합친 다리를 건너

다시 좌회전하여 걸어가는데

뒤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시던 분이 자전거에서 내리시더니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부산 오륙도에서 출발하여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걸어가는 중인데,

오늘이 18일차이고 지금 찜질방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 했더니,

자기 집이 이 근처에 있으니 같이 가서 자고 가라고 하신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2일간 많이 걸었기 때문에 오늘은 찜질방에서 쉬겠노라하니,

평소 음식대로 대접 할 테니 예기도 나누고 꼭 가자고 하시면서 나에게 전화기를 좀 달라고 하신다. 사모님께 전화를 하시더니 손님 한 분모시고 가고 있으니 평소 음식대로 저녁상 준비하라 하신다.

하는 수 없이 같이 가면서 온갖 예기를 나누었다.

고향은 이북이고 가까운 친척과 6형제 모두가 일찍이 월남하였으나

아버님만 그곳에 계셨다고 하셨다.

금은 외롭지 않겠나 싶어 따라가긴 했으나 어떻게 생명부지의 사람을 이토록 쉽게 초청을 하실까?

집에 도착하니 사모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평범한 저녁상에 밥도 많이 주신다.

알고 보니 사모님은

2003년 10월에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설운도의 ‘누이’를 불러 최우수상을 받으신 김×자님이시고, 이×근님은 금년 77세(부부 동갑)로 강원도 어르신 탁구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지금은 탁구장에서 재능기부 차원에서 무료로 레슨도 해주신다.

저녁을 먹고 소주도 한잔 하고나서 피곤하다고 일찍 자라고 하신다.

정말로 이렇게 맘씨 좋으신 분들이 계시는가 싶을 정도였다.

※ 교훈 : 은혜를 받았으면 다른 사람에게라도 그 은혜를 베풀어라.


오늘 걸은 거리 : 18.6km(32,33코스 : 삼척시내 ~ 동해역 입구)
숙박비 : 0
식대 : 8,000

 

삼척해변에서 오수(午睡)를 즐긴 그네 의자

 

 

추암해변의 촛대바위

 

 

전국노래자랑에서 수상한 최우수상 매달  

 

 

강원도 어르신 탁구대회에서 수상한 매달

 

 

5월 13일(토 : 19일차) : 맑음

 

정동진 모래시계

 

밤새껏 편안하게 잘 자고 아침 일찍부터 걷고 싶은데,

주인 내외분께서 오늘 둘째 아들이 온다면서 시장을 보고 오는 동안 TV를 보고 쉬고 있으라고

셨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낯선 사람을 혼자 집에 두고 외출을 할 수 있을까?

어째서 나를 그토록 믿으실까?

세수를 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니 거실에 둘째 아드님 내외가 중학생 딸을 대리고 와 있었다.

순간 나도 놀라고, 아드님 내외도 놀랐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한참 있으니 이 선생님 내외분께서 시장을 보고 오셨다.

아드님 덕분이라지만 아침밥을 진수성찬으로 대접받고 아쉬운 이별을 하고 묵호 방면으로 떠났다.

해파랑길에 다시 접어들어 잠시 쉬다보니 그저께 검봉산 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만났던

서울에서 오신 부부를 또 만나 묵호항까지 동행했다.

묵호항에서 회덥밥을 먹고 묵호등대를 오르면서 ‘똥 누는 아이의 조각상’도 보았다.

묵호등대는 영화 “미워도 사시 한 번”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드디어 강릉시에 접어들었다.

바다부채길, 정동진의 이정표가 보인다.

옥계해변에서 비를 만나 우의를 입고 합궁굴을 지나 말로만 듣던 정동진에 도착했다.

모래시계, 전차박물관, 해시계 등 볼만한 것이 많으나 박물관은 관람 시간이 지났다.

숙소를 찾다보니 3만원이 적혀 있는 정동진모텔을 찾았다.

주말이지만 손님이 별로 없어 3만원에 투숙했는데 시설도 꽤 좋다.

식사 후 맥주 한 병을 사서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8.9km(33,34,35코스 : 동해역 입구 ~ 정동진역)
숙박비 : 30,000
식대 : 22,000

 

정동진 전차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