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파랑길 전코스및체험 ▼▼▼

동해안 해파랑길 2천리를 걷다 (2017년 4월 3일 ~ 5월 19일) (실제 걸은 기간 : 25일간)

疾 風 勁 草 2017. 11. 25. 11:57

 

동해안 해파랑길 나홀로 2천리를 걷다

 

(201743~ 519) (실제 걸은 기간 : 25일간)

 

 

★★★ 동해안 해파랑길 770km ★★★

 

1. 해파랑길은

   동해와 남해의 분기점인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고성군 통일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770km의 걷기(트레킹) 길이다.

2. 해파랑길의 의미는

   라는 글자는 뜨는 해또는 바다 해()를 연상시키고,

   파란 바다 또는 파도,

   누구누구또는 무엇무엇 이랑 함께 할 때의 을 의미 한다.

3. 해파랑길의 특징은

   부산 갈매길, 울산 솔마루길, 경주 주상절리길, 포항 감사나눔길, 영덕 불루로드길, 

   울진 관동별곡길, 삼척 수로부인길, 강릉 바우길, 고성 갈래길 등

   동해안의 좋은 길들을 하나의 길로 이었다는 점이다.

   전체 길이의 65퍼센트는 해안과 어촌 길이지만 나머지 35퍼센트는 내 륙으로 들어가 산과 들,

   시골 마을들을 돌아나오기 때문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4. 각종 경비 및 거리

   . 총거리 : 764.1km(25일간 일일 평균 : 30.6km)

   . 각종 경비

       1) 숙박비(찜질방 포함) : 385,000(22일 기준 하루 평균 : 17,500)

       2) 식비(간식비 포함) : 517,000(25일 기준 하루 평균 : 20,680)

       3) 교통비 : 124,200

       4) 입장료 : 4,500

       5) 장보기 : 43,000. 총계 : 1,073,700(하루 평균 : 42,948)

5. 기타사항

   . 맛 집, 숙소 등을 소개할 때 전화번호를 남긴 곳은 친절하거나, 맛이 좋아 남겼으며,

        주인의 사전 양해를 구하였으며,

        이는 차후에 해파랑길 걷는 분들이 참고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임.

   . 특히, 숙소는 비수기로 인하여 절반 이상이 휴업 상태이며.

        버스 시간표 등, 인터 넷만 믿지 말고 직접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함.

   . 하루 걷는 거리는 해파랑길 걷기 코스에 의한 거리로, 실제 거리와 다를 수 있음.

   . 경비 절약을 위해 찜질방을 이용할 시는 당일 걷기 목표보다 적게 또는 많게 걷거나,

        걸어온 길을 버스를 이용하여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음.

   마. 걷기 도중 최고의 점수를 줄만한 곳

        1) 숙소 : 19일차 정동진의 정동진모텔

        2) 식당 : 22일차 인구해변의 밥 먹고 놀자식당

        3) 화장실 : 23일차 정암해변 입구의 화장실

   바. 사진을 좀 더 선명하게 보시려면 인터넷 해파랑길에서 걷기 후기를 참조 바람.

 

 

43(: 1일차) : 맑음

오륙도와 해파랑길 관광안내소의 모습

 

오전 6시 58분 동대구역 부산행 ktx열차에서 혼자 도보여행을 상상해 본다.

생후 처음으로 맛보는 배낭여행과 800km에 가까운 긴 여정을 혼자서 도보여행에 임하는게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낯선 곳에서의 새로움을 찾는다는 기쁨에 만감이 교차했다.

당초계획은 22일 만에 완보하려 했는데....

나름대로 지리산을 무박 2일로 완주(33.4km)하였고, 3.1절 기념행사로 서울 한강변 120km를

무박 2일(28시간 30분)간 완보하였기에 나름대로 걷는다는 것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혼자 걸으면서 나이 70을 앞두고 지난날을 되돌아보면서

남은여생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보람 있게 보낼까도 생각해 보았다.


식당과 숙박시설이 걷는 코스와 잘 맞지 않다는 예기 때문에

비상식량과 간단한 취사도구를 준비했더니 배낭 무게가 쌀 한 말 무게가 넘는다.
부산역에서 27번 버스를 타고 오전 9시 전에 도착하여

해파랑길 안내소에서 지도를 구하여 주변을 살펴본 후 9시 반부터 해파랑길을 걷기 시작했다.
스탬프를 찍고, 걷기 시작부터 오르막길에 배낭은 무겁고, 게다가 날씨까지 덥고 바람이 많이 불어 눈물이 나고 모자가 날린다.

이기대(二妓臺)

임진왜란 때 수영성을 함락한 왜장이 벌인 술자리에서 두 명의 기생이 술 취한 왜장을 끌어안고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데서 유래) 길은 농바위 등 기기묘한 바위로 이루어진 숲길이다.
광안대교는 정말 웅장하고 거대하여 주위를 압도한다.

광안대교 근처의 높이 솟은 마린시티 아파트와 해운대의 아파트 가격은

서울의 아파트 시세보다 더 비싸다고 하니 시세가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회타운에서 회를 사서 식당에서 점심 겸 배불리 먹고,

앱을 따라 걷다보니 하루 종일 걸어도 이기대길과 광안대교 부근, 영화거리를 돌아다녔다.

특히 영화거리에서의 조각상과 옛날 영화포스터들은 흡사 타임캡슐을 연상케 한다.

해운대와 동백섬을 지나니 벌써 날이 저물기 시작한다.
오늘은 얼마 걷지를 못하고 미포의 친절한 부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744-4474)에서

숙박했다. 

게스트하우스를 난생 처음으로 이용했는데 꽤 괜찮은 편이다.

오늘 걸은 거리 : 17,8km(1코스 : 오륙도 ~ 미포)
숙박비 : 20,000
식대 : 25,000
동대구-부산 열차 및 택시요금 : 17,000
장보기 : 43,000

※ 교훈 : 조금 비싸더라도 현지식을 하고 배낭 무게를 더 줄이자.

 

광안리대교와 마린시티

 

 

4월 4(: 2일차) : 맑음과 흐림

 

해동용궁사 앞의 용암(龍巖)

 

아침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햇반과 미역국, 멸치 뽂음으로 해결하고 커피를 마신 후

750분부터 걷기 시작했다.

당초의 계획보다 적게 걸은 탓에, 종일토록 걷기 일정표를 계획한 일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까지의 도보는 건강과 거리가 목표였지만, 이번 걷기는 건강과 여행을 목표라 할까?

문탠로드길을 걷다가 운동기구가 있는 공원이 있어, 허리돌리기도하고 스트레칭를 하기도 하였다.

해동용궁사 도착하니 사드 보복 운운 하는데도 중국 관광객이 제법 많았다.

절 앞의 바닷가의 용암(龍巖) 용을 닮은 듯하다.

 

용궁사의 바위에 새겨진 시() 한 구절

 

너의 과거를 알고 싶거든 지금 네가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너의 미래를 알고 싶거든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보아라

 

1시 반경 식당을 찾으니 식당 주인이 역시 혼자라서 꺼린다.

회밥(12,000)을 시킨다니 방을 내한다.

공기 밥도 한 그릇 더 준다.

험악한 산길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80세 할머니(이득해 님)29일 만에 완보 하였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대변항에서 3코스 스탬프를 찍고 또다시 산을 넘었다.

해변 가의 250m고지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

기장 죽성리의 해송 5그루(수령 : 250 ~ 300)

한 그루처럼 보이는게 아주 신령스러운 나무들이다.

산속의 진달래, 복사꽃이 아주 예쁘게 피어 길손을 반기고 있다.

기장군청에 다다르니 어두움이 나를 맞는다.

숙소가 마땅치 않아 일광읍의 한 모텔에 투숙했다.

점심을 많이 먹어 빵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샤워를 하려니 온수가 나오지 않는 저질 모텔이다.

항의를 하니 20,000원에 묶도록 해준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바퀴벌레가 돌아다니고, 바닥 청소도 엉망이다.

영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듯 했다.

오늘 걸은 거리 : 27km(2,3코스 : 미포 ~ 일광읍)

숙박비 : 20,000

식대 : 14,000

교훈 : 돈을 아끼지 말고 에너지(체력)를 아껴라.

 

죽성리의 5그루 해송

 

 

45(: 3일차) :

 

간절곶 등대

오늘은 비가 온다하니 비가 내리기 전에 많이 걸어야 하겠다.

1km도 못가 왼쪽 엄지발가락에 물집이 생겨 바늘로 터트리고 나니 조금 아리다,

일광해변 팔각정을 지나는데 금방 비가 쏟아질 것 같다.

걸음을 빨리 해도 얼마 못가서 비가 쏟아진다.

마침 큰 작업장 안에서 비를 피하고 조금 지나니 또 쏟아진다.

한참을 뛰다보니 팔각정이 나를 반긴다.

한 시간이 지나도 비가 그치지 않아 할 수 없이 중무장하고 길을 떠났다.

한참 후 서울에서 오신 분 네 분을 만났다.

그들은 비가 오기 때문에 내일까지 걷고 서울로 되돌아갔다가 다시 걷는다고 하였다.

1km 정도 같이 걷다가 그들을 뒤로 한 채 혼자 걸었다.

12시 반에 세 번째 비에 결국 우의와 우산을 쓰고 가다가 점심(돼지고기와 쌈장)을 먹고

다시 산길을 걷는데 힘이 들었다.

특히, 비가 내린 후의 진흙탕 길을 걷기가 가장 힘들었다.

3시간 후 서울서 오신 분들과 다시 합류했다.

나는 스마트폰 앱을 따라 산길로 다녔고

그들은 한참 쉬다가 왔는데도 해변으로 왔기 때문에 나보다 수월하게 걸으셨다.

간절곶에 도착하니 높은 언덕에 간절곶 등대 우뚝 서있고,

반대편 바닷가에 소망우체통(간절한 소망과 염원을 소망 우체통을 통하여 기원할 경우 소원이

성취될 수 있다는 의미의 우체통 : 가로 2.4m, 세로2m, 높이 5m, 무게 7)이 웅장하게 세워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 가수 김상희의 울산 큰 애기노래비도 세워져있다.

진하해변에 도착하니 어떤 큰 공사를 하는지 인부들이 많아 숙소 구하기가 힘들었다.

한 모텔에서 월세방으로 쓰는 방이 하루 비워 있다면서 숙박할 수 있었다.

저녁식사는 6,000원 인데도 대구의 10,000원 정도의 식사로 괜찮았다.

오늘은 비가 오는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30km 가까이 강행군했다.

오늘 걸은 거리 : 28.9km(3,4코스 : 일광읍 ~ 진하해변)

숙박비 : 25,000

 

간절곶의 소망우체통

 

 

46(: 4일차) :

 

진하와 강양을 연결하는 화합의 다리 명선교

 

전기장판으로 따뜻하게 자고나니 몸이 개운하다.

보슬비가 내리는데 언제 그치려나? 오늘은 5,6코스를 완보해야 하는데.....

빵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고성을 향하여 떠났다.

우의를 입고 배낭을 메고 우산을 써도 비바람이 몰아치니 걷기가 힘들었다.

진하와 양을 연결하는 화합의 다리 명선교(이 다리는 두 마을의 공동발전과 번영을 위하여

원전특별지원으로 건립)가 웅장하다.

비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걷노라니 다리 밑에 마침 의자 하나가 있어 30여분 쉬었는데

마치 안방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예전엔 미쳐 느끼지 못했던 팔각정과 다리 밑이 이렇게 편안한 줄 몰랐다.

버스 승강장도 아주 잘 지었다.

출입구 일부를 제외하고는 유리로 사방을 막아 놓았기 때문에 비바람을 피하기 딱 좋았다.

얼마나 힘이 드는지 12시까지 겨우 10km 정도밖에 못 걸었다.

숙소나 찜질방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온산읍 덕신교 부근에 힘겹게 도착하여 장수보신탕 식당(051-238-0500)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여주인의 배려로 한 시간 가까이 방에서 쉬고 나니 힘이 생겨난다.

울산까지 가야 숙소가 있다니 열심히 걷자.

덕하역(조그마한 간이역) 입구에 해파랑길(5-6코스) 안내도와 스탬프 4개나 있으나

잉크가 바짝 말라 사용하지 못했다.

늦은 봄인데도 산소 등지에 동백꽃이 만발했다.

산을 오르는데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밤늦게까지 산길을 걷고 선암호수공원길을 걸었는데,

정자와 의자, 각종 조형물, 장미터널, 가로등 등무척 아름답다.

남녀노소 없이 산책하는 이들이 호수공원길을 가득 메운다.

울산 공업탑까지 힘겹게 찜질방을 찾아놓고 선지 국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24시 마트에서 맥주 한 병으로 목을 축였다.

찜질방이 너무 소란하여 밤늦게야 잠이 들었다.

오늘 걸은 거리 : 23.2km(5,6코스 : 진하해변 ~ 울산 선암호수)

숙박비 : 8,000

식대 : 18,000

 

덕하역 앞에 설치된 해파랑길(5-6코스) 안내도와 스탬프 함

 

 

47(: 5일차) : 맑음

 

솔마루정에서 본 울산시 전경과 대나무


오늘은 너무 일찍 일어나, 찜질방 목욕탕에 몸을 담갔다가 7시에 출발했으나 별로 개운치가 않다.

이침부터 식당 찾기가 장난이 아니다.

3km를 걸어 울주군청 근처에서 감자탕으로 식사를 하고 태화강 전망대로 향했다.

솔마루하늘길에서 양산에서 오신 젊은 부인 두 명을 만나 토마토를 한 조각 얻어먹고 다시 북상했다.

솔마루하늘길에 방랑시인 김삿갓의 동상도 오가는 이를 반긴다.

솔마루 산성을 지나 산길을 가노라니 펭귄처럼 생긴 여러 가지 색깔의 야간 조명등이 곳곳에서

등산객을 맞는다.

솔마루정에서 본 울산시 전경, 대나무 숲, 고래등길 등 어쩌면 대구보다 더 큰 도시인 듯하다.

태화강의 십리 대나무숲과 벚꽃길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태화루는 옛날 성종 임금이 이곳에 행차했을 때 잔치를 열었을 정도로 유명한 정자이다.

현대자동차 차적지가 굉장히 넓다.

주행거리 테스트장도 길고, 울산대교의 위용도 대단하다.

성내리를 지나다가 찜질방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묶기로 하고,

가까운 식당(선아식당 : 051-288-3778)에서 추어탕과 태화루 막걸리 한 병을 마시는데,

인심 좋은 식당 아주머니께서 귀한 자연산 표고버섯 등 안주를 주신 걸 맛있게 먹었다.

식당에서 인근 주민 두 명과도 대화를 나누었다.

아산로(6km)고 정주영 회장께서 기부한 도로로 비석도 세워져 있다 한다.

염포용천약수온천(051-288-8118)수질도 좋고 너무 조용하며,

오늘은 손님이 없어 혼자서 잠을 잤다.

오늘 걸은 거리 : 27.1km(6,7코스 : 울산 선암호스 ~ 염포삼거리)

숙박비 : 7,000

식대 : 24,000

 

태화강가의 십리 벗꽃길

 

 

48(: 6일차) : 맑음

 

염포산 정상을 오르기 전에 조성된 벚꽃 등산길

 

4시마트에서 김밥과 초코빵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염포산(203.4m)을 올랐다.

염포산 입구에도 스탬프함이 있다.

식수가 있길래 마셔보니 물맛이 괜찮은데 비소가 검출되어 부적합판정 안내문이 있다.

도로로 가면 금방 갈 길을 산을 넘는데, 제법 가파르다.

소나무 재선충으로 베어낸 나무 무덤이 온 산을 덮었다.

정상 가까이 오르니 넓은 벚꽃 등산길 잘 조성되어 있다.

한참을 올라가니 울산대교 전망대가 길손을 반긴다.

시야가 흐려 잘 보이지 않지만 근사하다.

12시 조금 못돼서 방어진 활어센터에서 광어 등을 사서 근처 식당에서 소주 한 잔 했다.

회 값이 싸고 양이 많아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잔뜩 부르다.

대왕암(신라 30대 문무왕의 비가 세상을 떠나 넋이 한 마리의 호국룡이 되어 하늘을 향하여 날아

울산을 향하여 동해의 한 대암 밑에 잠겼다는 전설) 공원 이르니 관광객이 정말 많이 붐빈다.

근처의 소나무 숲은 수령이 100살이 넘는 소나무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이나 많이 식재되어 있다.

일산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 조금 지났지만 찜질방이 있어 오늘은 13km 걷기로 만족하고

내일 더 걷기로 했다.

홈플러스 8층이 찜질방(목욕탕)인데 야경이 정말 좋았다.

안마를 하고나니 몸이 개운하다.

이불을 임대(1,000)하여 자다가 화장실 다녀오니 매트를 훔쳐 가버렸다.

다시 하나를 더 구했는데 잠시 자리를 뜬 사이 또 훔쳐갔다.

너무하다 싶었는데 새벽 4시에 화장실 다녀오니 이불조차 훔쳐 가버렸다.

해도 너무하다 싶다.

양말을 세탁하여 뜨거운 찜질방 바닥에서 말려 신었다.

오늘 걸은 거리 : 12.5km(8코스 : 염포삼거리 ~ 일산해변)

숙박비 : 10,000

식대 : 27,300                           

 

대왕암 공원

 

 

49(: 7일차) : 맑음, 바람 심함

 

노래가사에 나오는 붉은 찔레꽃

 

아침에 조마루 감자탕으로 식사를 하고 국도를 한참이나 지나다가

현대아파트 부근에서 뒷산으로 올랐다.

남목마성(조선시대 때 나라에서 쓸 말을 가두어 기르던 곳으로, 말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돌로 쌓은 담장)을 지나 임도를 걷다가 중년 아주머니를 만나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하는데,

작년에 70세의 서울 남자 분을 자기 집 비닐하우스에서 재워주고 아침밥도 지어줬다는

고마운 분을 만났다.

나더러도 저녁때 같으면 자고 갔으면 한다. 정말 인심이 좋은 분이다.

생후 처음으로 붉은 찔레꽃을 보았다.

노래의 가사처럼 역시 남쪽이라서 그럴까?

주전몽돌해변의 돌은 그야말로 모난 돌이 보이질 않는다.
정자항 회센타에서 게르치를 사서 식당에 갔더니 혼자라서 푸대접을 받았다.

현대중공업의 강동축구장도 꽤 넓게 잘 조성되어 있다.
강동 화암 주상절리도 볼 만하다.

주상절리의 단면이 육각형 내지 삼각형으로 된 기둥모양의 바위가 겹쳐져 있는

특이한 지질로 형성되어 있다.

경주와 울산의 경계점에 이르렀을 때 마치 고향에 온 느낌이다.

오래간만에 자장면을 먹고 양남의 해수온천에 들어갔다.

잘 때는 두 명 뿐이어서 조용하고 시설도 좋았다.

오늘은 바람이 너무 심하여 아주 곤히 잠들었다.

오늘 걸은 거리 : 29.3km(9,10코스 일산해변 ~ 양남면사무소)
숙박비 : 8,000
식대 : 27,500

 

강동 화암 주상절리

 

 

4월 10일(월 : 8일차) : 맑음

 

경주의 주상절리

 

오늘 제일 늦잠을 잤다.

출발이 8시 40분. 양포까지는 가야 하겠는데...

경주의 주상절리를 보노라면 자연의 신비가 정말 감탄스럽고 신기하다.

KBS 1TV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이 이곳 경주에서 촬영되었다 한다.

해변의 바위위에 심겨진 소나무의 끈질긴 생명력과 아름다움이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주상절리를 보고난 후 휴식을 취하며 물을 마시려니 물통이 없다.

온천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정수기위에 올려놓고,

커피만 타서 마시고 잊어버리고 온천을 떠나온 것이었다.

역시 바쁠수록 천천히. 그리고 한 가지씩의 일을 하도록 해야지. 하는 수 없이 마트까지 가야지.

슈퍼에서 작은 물 한 병을 하나 사고 정수기 물을 3잔이나 마셨다.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봉길터널(2,430m)에 다다르기 직전 버스 승강장 안내문에 터널을 걷기는

위험하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나,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승용차를 3대나 세워 보았지만 헛수고 였다.

할 수 없이 터널을 걷기 시작했다.

어둡고 매연이 가득한 터널을 걷기란 정말 위험하지만 되도록 빨리 통과 하려했다.

1km정도 걸었을까 반대편 비상 도로에 레카차가 세워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반대편 나 쪽으로 유턴 하는 것이다.

기사가 내리더니 위험한 터널을 걷지 마시고 이 차에 타라는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고 보니

터널 공사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다가 내가 계속 걷고 있으니 일부러 나를 태워주려고 온 차였다. 터널을 통과하자 나를 세워주고 되돌아가는 직원을 보면서 한없이 고마워했다.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을 지나 또 산을 넘어 조금 지나니 도로가의 한식 뷔폐식당을 발견하고

오래간만에 배불리,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산길을 걷다보니 보기 드문 보리밭도 보인다.
감포에 도착하니 예전보다 많이 발전되어 있다.

오후 5시인데 양포까지는 가야하는데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아프다.

물집이 생기는 모양이다.

경주 구간에는 스탬프 함이 보이질 않는다.
양포에 도착하니 오후 8시 반. 마트에서 햇반과 사탕을 사서 목욕탕을 겸하는 여관에 투숙했는데,

그 때부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밀린 빨래를 했다.

온돌방이라 세탁을 해도 말리기가 쉬웠다.

오늘 걸은 거리 : 36.4km(10,11,12코스 : 양남면사무소 ~ 양포항)
숙박비 : 25,000
식대 : 16,200

 

KBS 1TV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촬영지 안내도

 

해변의 바위위에 심겨진 소나무

 

 

4월 11일(화 : 9일차) : 비
 

 

장길리의 복합낚시공원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린다.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 안마를 한 후 11시에 우의를 입고 여관을 나섰다
모포에서 정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구룡포 부근에 찜질방이 있다 해서 그곳에 가기로 했다.

오후에 비도 멈추고 바람도 비교적 잔잔하며 동해안의 하늘이 맑고 시야도 좋았다.
점심을 먹고 해안 쪽으로 가려하니

식당 주인이 그쪽으로 조금 가면 길이 없어진다고 도로로 가도록 한다.

할 수 없이 도로를 걷다보니 원래 코스가 아닌데도 인식패널이 달려 있었다.(모포에서 구평리 사이)
장길리의 복합낚시공원은 강태공들이 즐기는 곳으로 유명하며,

장길리 마을어장 내 유어장(체험학습이나 낚시 등 관광용 어장)의 총연장 170m의 교량을 이용하여 육지보다 바다를 더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구룡포에서 호미곶온천랜드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데 고속도로 갓길도 걸어야만 한다.

찜질방을 몇 번이나 물어물어 찾아갔지만,

길 건너편에서 보니 날이 저물어 가는데도 찜질방 간판에 불이 켜져 있지 않다.

야! 이거 오늘 쉬는 날인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가보자.

곁에 가보니 다행히 영업을 하고 있는 중 이라 어찌나 반가운지.

찜질방에서 비빔밥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19km(13코스 : 양포항 ~ 구룡포항)
숙박비 : 9,000
식대 : 12,000

 

장길리 마을어장 내 유어장과 유어장을 연결한 교량

 

 

 

4월 12일(수 : 10일차) : 비온 후 맑음

 

퓨전화장실

 

아침에 온천 셔틀버스를 타고 구룡포 시장에서 아침밥을 먹고 호미곶을 향했다.

구룡포에도 주상절리가 있다.

한참을 걷다가 보니 퓨전화장실이 있는데 그 옛날 이용하던 재래식 화장실 이었다.

물론 체험해도 좋다는 안내문과 이용방법도 적혀 있다.

호미곶 등대박물관을 눈앞에 두고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려니 문이 잠겨 있다.

저녁에만 영업한데. 마트에서 빵을 사들고 길을 걸으며 먹었다.

호미곶에 도착하니 관광객이 붐볐다.

바다 안쪽으로 연결되는 다리도 놓여 있었다.

전국 최대의 가마솥이 2014년 1월 1일 한반도 해맞이 축전 행사에 참여한 관광객들에게 새해 아침에 떡국을 끓여주는 행사를 위해 특수 제작 되었는데,

지름 3.3m, 깊이 1.3m, 둘레 10.3m 무게 4t이며, 2만 명분의 떡국을 끓일 수 있다니 대단하다.

등대박물관 등은 예전에 둘러보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다.

호미곶을 둘러보고 다시 산길로 접어들어 포항 시내 방면으로 가는데 산길이 너무 좋다.

대보 저수지도 너무 깨끗하다.

공기가 좋은 곳에 마침 요양원이 있어 식수를 보충해서 걸었다.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이 대낮인데도 출입문을 잠그고 생활하는 것이 관리의 문제도 있겠지만

요양이라기보다는 외부인이 보면 감금(?)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왠지 좀 씁쓸하다.

산길이 좋긴 하지만 바다는 전혀 보이질 않고 산길뿐인데,

경치 좋은 바닷가를 두고 왜 이 길을 걷기 코스로 택했을까?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지나간다.

밤늦게 시내에서 친구와 저녁 식사와 소주를 한 잔 하고 대구로 왔다.

오늘 걸은 거리 : 39.2km(14,15,16코스 구룡포항 ~ 형산강 큰다리)
식대 : 10,000
교통비 : 13,000

 

전국 최대의 가마솥

 

 

 

4월 23일(일 : 11일차) : 맑음

 

소금을 지게에 지고 장사하는 이의 조형물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열흘간 집에서 쉬다가 포항 터미널에 도착하니 08시 20분.

형산강 큰다리에 도착하니 09시. 해파랑길 걷는 중 가장 좋은 날씨다.

마침 포항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이라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포항운화관을 관람하려니 10시가 되어야 한다.

기다릴 시간이 없어 계속 걸었다.

송도에 도착하니 옛날 우체통이 있는데,

포항우체국에서 6개월 후에 1인 1매의 엽서를 무료로 배달해 준다.

조금 지나니, 그물을 손질하는 조형물, 소금을 지게에 지고 장사하는 이의 조형물,

여러 사람들의 화합하는 모양의 조형물 등도 있다.

영일대(迎日臺)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호미곶의 길이가 대단하다. 형산강 큰다리에서 계속 걸어왔지만 호미곶의 등대가 보이지 않더니

포항 신항만에 이르렀을 때 호미곶이 사라진다.

포항 신항만과 칠포해수욕장 중간의 평평한 바위에 자리를 깔고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막걸리를 한 잔하니 이게 바로 선경(仙境)이구나.

조금 지나니 공사 관계로 길이 끊어져 솔밭사이로 헤매다가 길을 다시 찾았다.

길을 헤매다가 해파랑길 리본을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 없고 힘이 새롭게 생겼다.

길가 해변의 방공호 부근에 예쁘게 핀 붓꽃이 자태를 뽐낸다.

칠포에 오니 해오름 전망대가 있는데 포항 ~ 울산 고속도로 완전 개통을 앞두고

포항, 울산, 경주 3개 도시가 함께하는 동맹이란 데서 이름 지었다 한다.

조금 지나니 낙하산 훈련하는 것이 아마도 군인인 듯하다.

구령 소리에 맞추어 수 없이 낙하하고 있다.

마을 담장엔 아낙네들이 고깃배를 밧줄로 끌어당기는 벽화도 그려져 있어

그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다.
 화진 해변까지 가기엔 너무 멀다.

월포해변에 오니 모텔이 하나 있는데 조금 비싸다.

환경도 괜찮고 따뜻하여 땀을 흘리면서 푹 잤다.

오늘 걸은 거리 : 39.3km(16,17,18코스 형산강 큰다리 ~ 월포해변)
숙박비 : 35,000
식대 : 15,000
과자 등 간식 : 8,000
교통비 : 8,200

 

아낙네들이 고깃배를 밧줄로 끌어당기는 벽화

 

 

 

4월 24일(월 : 12일차) : 맑음

 

다리위로 산책하는 해상 산책로

 

일기예보에 의하면 아침에 조금 쌀쌀하지만 낮 기온은 무덥다 한다.

정식으로 아침밥을 해결하고 중간 지점에 식당이 없을 것 같아 마트에서 빵 하나를 사서

영덕으로 향했다.
화진 해변을 지나 포항과 영덕을 가르는 경계선인 지경교를 지나 영덕에 이르니

“영덕불루로드길”이 시작된다.

이전에 2코스는 다녀간 일이 있지만 1코스부터 걷기는 처음이다.

대부분 해파랑길과 겹치게 되어있다.

장사에 이르니 장사상륙작전전몰용사위령탑과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의 조각상도 있다.
길가의 목련도 자태를 뽐내며 오가는 이들을 반긴다.

처음으로 체험하는 바다 위에 세워진, 다리위로 산책하는 해상 산책로는 그야말로 낭만적이다.

삼사해상공원 부근 호텔 건물 벽에 평일 객실료가 29,000원이라 적혀있다.

근처에 모텔과 펜션이 수없이 많기 때문일까?

해파랑길 2코스 마지막 구간인가 호텔(또는 리조트?)을 얼마나 크게 건축하고 있는지?

지금도 문 닫고 폐업중인 모텔이 수없이 많다.

호텔 앞 민가에 느티나무를 하트모양으로 만들어 가꾼 것이 볼만하다.

삼사해상공원내 “천하제일화문석”의 무게가 무려 20톤.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을 관람하려니 마침 휴무일이라 할 수없이 그냥 지나쳤다.

강구 어시장에서 회를 사서 식당에서 점심 겸 저녁으로 소주 한 잔 마시고 찜질방에 가서 묶었다.

어시장인데도 회 값이 별로 싸지는 않다.

오늘 걸은 거리 : 28.6km(18,19,20코스 : 월포해변 ~ 강구항 조금 지남)
숙박비 : 9,000
식대 : 22,000

 

하트모양으로 가꾼 느티나무

 

 

 

4월 25일(화 : 13일차) : 맑음

 

 

산악회 안내 리본이 송신탑 둘레에 수없이 매달려 있다

 

강구 기사식당에서 아침밥 한 그릇을 비우고 마트에서 빵을 샀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내린다 했는데 아직까지는 괜찮다.

아침부터 산길이다.

해파랑길은 대부분 해변이라지만 산길도 만만하지 않다.

등산을 해보지 않고는 도저히 걷기 힘드는 코스다.

고불봉(235m)에 힘겹게 오르니 눈앞에 20여대의 풍력발전기가 힘겹게,

또는 조금 빠르게 제각기 돌아간다.

고불봉의 철쭉꽃이 만발하고 영덕시내가 한 눈에 보이고, 강구 앞바다도 보인다.

목은 이색 선생이 영덕에서 머물며 읊었다는 시조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각양각색의 산악회 안내 리본이 송신탑 둘레와 소나무가지에 수없이 매달려 있다.

영덕의 불루로드길은 해파랑길의 일부로, 영덕대게공원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64.6km의 해안길로 잘 조성되어 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전망대에 이르니 가슴이 탁 트인다.

하지만 전망은 고불봉이 나을 듯. 풍력발전기가 계속 가까워질수록 돌아가는 속도가 꽤 빠르게

느껴진다.

어떤 풍력기는 멈추는듯하면서도 힘겹게 돌아가는 것도 있다.

풍력기 바로 아래를 지날 때면 정말 아찔하다.

저 크나큰 물체가 떨어지기나 하면 어쩌나.....

영덕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전에 다녀간 일이 있지만 지금은 더 볼 것이 많다.

해맞이공원이 1.6km 남았다. 정말 힘겹게 걸어왔지만,

풍력기 고개마루에 이르니 탁 트인 바다가 그동안의 고생을 말끔히 씻어준다.

문화체험공원에서 조금 내려와 우회전하여 산길로 내려오는데 당초의 길 조성은 잘 되어 있는데,

관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거미줄도 있고 길의 흔적만 있지 아무래도 인적이 없는 길이다.

도로에 다다르기 직전에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자세히 보니

축구공 크기의 벌집에 벌이 수없이 드나들고 있다. 순간 엎드렸다.

잠시 후 낮은 포복으로 간신히 벌떼를 벗어났으나 가시덤불만 있지 길이라곤 없다.

그래도 근처에 조그마한 밭이 있는걸 보니 길이 있겠다 싶어 가시덤불을 헤치고 겨우 밭으로

올라간 순간 이건 또 뭐야! 양봉 통 열 통 정도의 벌들이 날고 있었다.

호랑이 피하려다 사자 굴에 들어갔다.

엎드려 가만히 있는데 한 마리의 벌이 목 뒷덜미에 앉았다.

꼼짝을 않고 있는데 한 방 쏘고 날아갔다.

조심 또 조심하여 겨우 위기를 벗어나 도로에 내려왔다.

(벌집 장소 : 영덕물가자미전문점 ~ 새천년기념마을숲 표식판 사이의 작은 마을로 도로에서 산길로 진입초 지점) - 아마 양봉 통에서 분봉하여 나온 벌인 듯싶다.

벌집을 빨리 발견하고 긴급 대피를 하였으니 망정이지 조금만 더 앞으로 갔더라면.....

얼떨결에 발생한 일이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워낙 정신이 없어 그런지 그래도 못 견딜 정도의 통증은 아니다.

도로에 내려와 정신을 가다듬고 해파랑길 안내소에 전화를 했다.

답변 왈 ‘영덕 군청에서 그 길을 변경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런 위험한 길을 안내하지도 않고 알고만 있었어야 되겠는가?

항의를 하니 역시 관리의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영덕군청에 예기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하여

군청 관계자에게 말을 남기고 길을 떠났다.

영덕 해맞이공원에 예쁘게 핀 철쭉과 게의 조형물이 조화를 이룬다.

해맞이공원 조금 못 이르러 스템프함이 있는데 스템프 도장은 4개나 있으나 스템프는 없다.

나중에야 보니 부근 다른 인증함 안에 스템프가 있어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축산항을 지나 대진항을 앞두고 걷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제발 대진항까지 도착할 때까지라도 참아다오. 대진항에 도착하니 숙소가 거의 없다.

고래불(목은 선생이 이곳 해변에서 고래가 하얀 분수를 뿜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고래불’이라 이름 지었다 함)까지 가야만 모텔이 있다 한다.

물론 값비싼 펜션은 있지만. 오늘은 너무나 고생이 많다.

대부분 산길과 해변의 오르막과 내리막 계단, 그리고 가장 긴 코스 등등.

경정1리 마을회관에서 생수를 보충하고 길을 재촉했다.

잠시 쉬었다가 멀리 보이는 고래불해변의 불빛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

밤 10 시가지나 겨우 모텔을 찾았다.

점심도 빵으로 해결했는데 저녁은 먹을 곳이 없다.

간식을 먹었더니 배는 고프지 않아도 마트에서 닭다리와 캔맥주 하나를 사서 저녁 겸 피로를 풀었다.

교훈 : 급할수록 침착하고 정신을 차려라.

오늘 걸은 거리 : 44.1km(20,21,22코스 : 강구항 조금 지남 ~ 고래불해변)
숙박비 : 30,000
식대 : 15,000

 

해맞이공원에 예쁘게 핀 철쭉과 게 모양의 조형물

 

 

 

4월 26일(수 : 14일차) : 흐림

월송정(越松亭)의 모습

 

어제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늦잠을 자려 했는데 오히려 일찍 깨어났다.

7시 반까지 누워 있다가 힘겹게 일어났는데 어제 벌에 쏘인 뒷목덜미가 약간 가렵다.

혹시 봉침(?)을 맞았기 때문일까?

어떻게 그렇게 강행군을 했을까? 가장 힘든 코스로 평소의 2배 가까이 걸었다.

오전에 비가 내린다 하는데..... 지도를 보니 지금껏 절반은 걸은듯하다.

진작 날씨만 좋았더라면 계획한 일정(22일)대로 추진되었을 텐데.

아침밥이 너무 설어서 모레를 씹는 듯 했으나

어제 밥 한 끼밖에 먹지 못해서 억지로 다 먹고 10시 쯤 울진 방면으로 출발했다.

칠보산 온천을 지나자 울진에서 부산 방향의 해파랑길 걷는 네 분을 만났다.

어제 후포에서 숙박하고 오늘은 영덕까지가 목표라 한다.

후포어시장에서 가자미회를 사서 초고추장 집에 들어가 소주 한 잔하며 식사를 했다.

어제 너무 피곤하여 오늘은 울진 찜질방에 가서 쉬어야겠다.

월송정(越松亭 : 월송정은 관동팔경 중의 하나로서, 신라 때 화랑들이 노닐던 곳이요,

고려이후 수많은 시인들이 와서 시를 남기고 간 문화의 유적이다)에 다다르니

오후 6시가 가까워 왔다.

월송정을 조금 지나니 독도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독도가 고려시대 때 울진군의 관할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기성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 울진에 도착하여

터미널 근처 대흥식당(054-783-3050)서 촌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고 찜질방을 찾으니

목욕탕은 9시에 문을 닫는다하여 샤워만 대충하고 찜질방에 가서 쉬었다.

시설은 제일 못하면서 값은 비싼 편이다.

오늘 걸은 거리 : 30km(23,24코스 : 고래불해변 ~ 기성터미널)
숙박비 : 9,000
식대 : 38,000

 

독도조형물

 

 

 

4월 27일(목 : 15일차) : 맑음

망양정에서 바라본 수평선이 맞닿은 바다

 

어제 찜질방에서 푹 쉬었기 때문에 그런대로 컨디션이 좋다.

어제 대흥식당에서 된장찌개가 너무 맛이 좋아 아침에 또 찾았다.

한번 다녀간 손님이 자주 이용한다 한다.

울진군 맛 집에 소개되어져 있고 30년 묵은 된장을 사용한다고 한다.

아침엔 시래기를 넣어서 정말 맛있게, 밥도 반 공기 더 먹고 다시 기성터미널까지 차를 타고 갔다.

오늘은 울진 엑스포공원 입구 까지 걷고 대구로 가야한다.

기성터미널에서 사동3리까지 3km 구간은 임도(林道) 인듯한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오르막인데도 별로 힘들지 않고, 산속의 드문드문하게 지어진 집들이 한없이 평온하여 보인다.

차량도 간혹 다니고 자전거 행렬도 가끔 지나간다.

오늘 오후 5시까지 도착해야 대구행 준무정차를 탈 수 있는데.....

망양정 옛터에 오르니 저 멀리 수평선이 맞닿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닷물도 맑고 날씨가 너무 좋아 멀리 수평선이 끝까지 보인다.

평생 처음 보는 수평선인 듯하다.

망양정에 대한 시비(詩碑) 안내문도 보인다.

한참을 지나니 건어물 상점마다 근대식(?) 허수아비(의자 등받이에 여자 윗옷을 힙이고

머리를 만든 후 모자를 씌어 놓음)가 상점도 지키고 손님도 맞이한다.

계속된 가뭄으로 팔각정마다 꽃가루와 쌓인 먼지 때문에 걷는 도중 쉼터에 앉아 쉬기가 무섭다.

바람이 계속불어 안경을 껴도 눈물이 나고 먼지를 덮어 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울진 엑스포공원 직전까지 걷기를 마치고 며칠 쉬었다가 다시 오기로 하고 대구로 돌아왔다.

동대구에 도착하여 울진으로 가는 준무정차 첫차를 알아보니 아침 9시. 도착하면 12시이다.

아침 7시 반에 출발하는 완행을 이용해도 도착 시간은 똑 같다.

하는 수 없이 9시 버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 걸은 거리 : 25km(25,26코스 : 기성터미널 ~ 울진엑스포공원 직전)
식대 : 12,000
차비 : 25,000

 

망양정에 대한 시비(詩碑) 안내문

 

 

 

5월 10일(수 : 16일차) : 흐림

울진 엑스포 공원의 송림과 대장군상

 

아침에 대구에서 출발하려니 보슬비가 내린다.

울진 엑스포공원부터 걸어야하기 때문에 울진 대흥식당에 전화를 하니

그곳엔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오전 9시 출발 준무정차를 타고 울진으로 향했다.

지난번 대구 집으로 올 때는 승객이 별로 없었는데,

오늘은 첫 준무정차이라서 그런지 손님이 제법 많은 편이다.

화진해수욕장을 지나니 바다가 보인다.

지난번에 힘겹게 걸었던 그곳을 버스로 신나게 달리니

어느덧 장사해수욕장. 날씨가 흐리지만 바다를 바라보면 언제나 속이 탁 트인다.
영해에는 지금도 논에 보리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 아주 풍요로워 보인다.

12시에 울진 터미널에 도착하니 역시 승객이 2명뿐이다.

대흥식당에서 시래기 된장국을 맛있게 먹고 1시부터 울진 엑스포공원으로 향했다.

울진 엑스포공원의 송림과 대장군상들이 손님을 반긴다.

친환경농업관을 관람하려니 정전이라서 관람 불가하다고 한다.

늦게 출발해서 가야할 길은 멀고 해서 곤충체험관 등을 밖에서만 둘러보고

삼척 방향으로 길을 재촉했다.

은어다리를 지나 조그마한 산에 오르니

비가 온 뒤의 만개한 아카시아 꽃들이 향기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옛날 아카시아 꽃으로 술을 담아먹은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연호공원에서 대구에 거주하는 젊은 분을 만나 봉평 해수욕장까지 동행했다.

오후부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데 걱정이다.

대구서 오신분이 비가 오니 자기가 일하는 숙소에서 방을 하나 마련해줄테니 자고 가라고 권한다.

말씀은 고맙지만 몇 일을 쉬다가 이제 몇 시간 밖에 걷지 못했는데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부구삼거리를 지나 도화동산에 오르는데 계속 오르막길이다.

도화공원(道花公園)이 왜 울진에 있는지 야간이라서 안내문도 읽어보지 못했다.

호산터미널까지 힘들게 걸어와 모텔을 정했는데 설이 말이 아니다.

세면기도 없고, 온수도 나오지 않고, 형광등도 너무 어둡다.

북쪽으로 갈수록 숙박시설이 비싸기만 하고 시설은 좋지 않은 편이다.

밤 10시 넘어 모텔에 짐을 풀고 24시 마트에서 닭다리 하나와 맥주 한 병을 사서 저녁 대신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3.2km(26,27,28코스 : 울진엑스포공원 ~ 호산버스터미널)
숙박비 : 30,000
식대 : 13,000
간식 : 15,000
차비 : 20,9000

 

은어다리의 모습

 

 

 

5월 11일(목 : 17일차) : 맑음

수로부인공원 입구 엘리베이터 타는 곳 안내도

 

어제 자정을 넘어 잤는데도 아침 5시에 깨었다.

전기담요에 따뜻하게 자고 일어나니 피로가 풀렸다.

어제는 오후 1시부터 걸었는데도 33km나 꽤 많이 걸었다.

오늘은 삼척까지 걸었으면 좋겠는데 50km에 가까운 거리다.

“먹고보자” 식당에서 정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점심 대비용 빵을 샀다.

아침부터 계속 산길을 오른다.

어제와 오늘은 해변을 걷는 것이 아니라 등산을 한다고 표현할까?

씨가 더운데 그나마 길 한쪽엔 약간씩의 그늘이 나를 보호해 준다.

수로부인공원에 가려고 수로부인공원 입구 엘리베이터 앞까지 갔다가 가야할 길이 너무 멀어

점심만 먹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임원해변을 지나 검봉산 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서울서 오신 부부를 만나 얼마를 함께 걷다가

잠시 후 길을 달리 했다.

공사를 위해서인지 산에 있는 소나무를 벌채하여 아래로 굴러 내리는 것을 보니

그 옛날의 벌채하는 광경이 떠오른다.

깊은 산속을 오르다 보니 오랜만에 뻐꾸기, 소쩍새, 노고지리의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황영조기념관을 들려 황영조의 삶을 살펴보았다.

해녀인 어머니를 닮아 폐활량이 1분에 42회라니 마라토너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조건이다.

황영조 국제마라톤 공인 코스도 있다.

공양왕릉 근처에서 해파랑길 스탬프를 찍고 가려니 버스 기사가 차를 출발하지 않고

나를 기다리는 듯하다.

그 유혹(?)에 빠지지 않고 내가 걸으니 버스도 출발해 가버린다.

궁천레일바이크역을 지나 사래재 산마루에 오르다가 고압가스 매설관 옆에 작은 평상이 하나있어

돗자리를 깔고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 후 또 걸었다.

삼척까지 힘들게 도착하여 장여관으로 묶었는데 달세만 놓는다 하면서 선심 쓰는 척 하고

숙박비를 깎아준다.

수건도, 휴지도, 슬리퍼, 비누도 없고 청소는 언제하고 않았는지 먼지투성이고 거미줄이 겹겹이.....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라는 말처럼 그런대로 해결하고 워낙 피곤하여 세탁을 한 후 잠을 청했다.

오늘 걸은 거리 : 45.2km(29,30,31,32코스 : 호산버스터미널 ~ 삼척시내)
숙박비 : 25,000
식대 : 17,000

 

황영조 기념관

 

 

 

5월 12일(금 : 18일차) : 흐림

장미공원의 장미꽃들


모텔에서 그런대로 잘 잤다.

세탁물도 거의 마르고. 중앙시장에서 소머리 국밥 한 그릇 먹고 강릉 방면으로 향했다.

1km 정도거리의 장미공원은 잘 정비된 산책로와 각양각색의 예쁜 장미꽃들, 장미꽃 터널,

공원 매점도 2개소나 있다.

잔디 깎기 등 정비사업을 한창 하는 중. 정말이지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비치공원 도착하기 전 한 주택에 돌로 만든 선인장과 기타 조각상이 인상 깊다.

비치공원 부근에 이르러 바다를 바라보니 한참 만에 보는 듯하다.

해안선을 따라가며 세워진 철책선을 보니 문득 옛날 군복무 시절 DMZ의 철책선이 생각난다.

삼척해변의 그네 의자에 앉으니 여간 편안하지 않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 오늘은 그냥 자고 싶다.

배낭을 베개 삼아 양다리를 밖으로 뻗으니 마치 침대에 누운듯하다.

한 시간 정도 오수(午睡)를 즐기고, 피로를 풀었지만 워낙 편안하여 일어나기가 싫었다.

이사부 사자공원에 도착하니 온갖 형상의 사자상이 있다.

신라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복속할 당시 전선(戰船)에 싣고 가 위협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나무 사자를 울릉도, 독도와 마주 보고 있는 삼척에 해양개척의 상징물로 전시하고

사자공원을 조성했다 한다.

추암해변의 촛대바위는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화면으로 주위 바위들과 조화를 이룬다.
동해시 북평교 다리 밑을 통과하여 우측으로 징검다리와 잠수교를 합친 다리를 건너

다시 좌회전하여 걸어가는데 뒤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시던 분이 자전거에서 내리시더니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부산 오륙도에서 출발하여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걸어가는 중인데

오늘이 18일차이고 지금 찜질방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 했더니,

자기 집이 이 근처에 있으니 같이 가서 자고 가라고 하신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2일간 많이 걸었기 때문에 오늘은 찜질방에서 쉬겠노라하니,

평소 음식대로 대접 할 테니 예기도 나누고 꼭 가자고 하시면서 나에게 전화기를 좀 달라고 하신다. 사모님께 전화를 하시더니 손님 한 분모시고 가고 있으니 평소 음식대로 저녁상 준비하라 하신다.

하는 수 없이 같이 가면서 온갖 예기를 나누었다.

고향은 이북이고 가까운 친척과 6형제 모두가 일찍이 월남하였으나

아버님만 그곳에 계셨다고 하셨다.

조금은 외롭지 않겠나 싶어 따라가긴 했으나 어떻게 생명부지의 사람을 이토록 쉽게 초청을 하실까?

집에 도착하니 사모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평범한 저녁상에 밥도 많이 주신다.

알고 보니 사모님은 2003년 10월에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설운도의 ‘누이’를 불러

최우수상을 받으신 김×자님이시고,

이×근님은 금년 77세(부부 동갑)로 강원도 어르신 탁구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지금은 탁구장에서 재능기부 차원에서 무료로 레슨도 해주신다.

저녁을 먹고 소주도 한잔 하고나서 피곤하다고 일찍 자라고 하신다.

정말로 이렇게 맘씨 좋으신 분들이 계시는가 싶을 정도였다.

※ 교훈 : 은혜를 받았으면 다른 사람에게라도 그 은혜를 베풀어라.

오늘 걸은 거리 : 18.6km(32,33코스 : 삼척시내 ~ 동해역 입구)
숙박비 : 0
식대 : 8,000

 

삼척해변에서 오수(午睡)를 즐긴 그네 의자

 

추암해변의 촛대바위

 

전국노래자랑에서 수상한 최우수상 매달

 

강원도 어르신 탁구대회에서 수상한 매달

 

 

5월 13일(토 : 19일차) : 맑음

 

정동진 모래시계

 

밤새껏 편안하게 잘 자고 아침 일찍부터 걷고 싶은데,

주인 내외분께서 오늘 둘째 아들이 온다면서 시장을 보고 오는 동안 TV를 보고 쉬고 있으라고

하셨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낯선 사람을 혼자 집에 두고 외출을 할 수 있을까?

어째서 나를 그토록 믿으실까?

세수를 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니 거실에 둘째 아드님 내외가 중학생 딸을 대리고 와 있었다.

순간 나도 놀라고, 아드님 내외도 놀랐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한참 있으니 이 선생님 내외분께서 시장을 보고 오셨다.

아드님 덕분이라지만 아침밥을 진수성찬으로 대접받고 아쉬운 이별을 하고 묵호 방면으로 떠났다.

해파랑길에 다시 접어들어 잠시 쉬다보니

그저께 검봉산 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만났던 서울에서 오신 부부를 또 만나 묵호항까지 동행했다. 묵호항에서 회덥밥을 먹고 묵호등대를 오르면서 ‘똥 누는 아이의 조각상’도 보았다.

묵호등대는 영화 “미워도 사시 한 번”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드디어 강릉시에 접어들었다.

바다부채길, 정동진의 이정표가 보인다.

옥계해변에서 비를 만나 우의를 입고 합궁굴을 지나 말로만 듣던 정동진에 도착했다.

모래시계, 전차박물관, 해시계 등 볼만한 것이 많으나 박물관은 관람 시간이 지났다.

숙소를 찾다보니 3만원이 적혀 있는 정동진모텔을 찾았다.

주말이지만 손님이 별로 없어 3만원에 투숙했는데 시설도 꽤 좋다.

식사 후 맥주 한 병을 사서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8.9km(33,34,35코스 : 동해역 입구 ~ 정동진역)
숙박비 : 30,000
식대 : 22,000

 

정동진 전차박물관

 

 

 

5월 14일(일 : 20일차) : 맑음

세계 최대 자전거 시계

 

어제 피곤하여 늦잠을 자고 일어나 순두부 백반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정동진 매점에서 빵을 사서 출발하는데, 서울 부부를 3번째 또 만났다.

정동진 박물관역에서 시계에 관한 역사박물관을 관람하였는데,

원자시계, 매시 정각에 공이 굴러 내려와 직접 종을 치는 시계, 세계 최대 자전거 시계,

모든 부품을 나무만 사용하여 정교하게 만든 시계 등

시계 무게가 최고 70kg이 넘는 시계도 전시되어 있다.

또한 세계 유일의 회중시계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4일전 엄마가 딸(Nora Keane)에게

선물한 시계로, 타이타닉호의 공식 침몰시각을 알려주는 시계도 전시되어 있다

6,25남침사적탑(南侵史蹟塔)을 둘러보고

강릉통일공원에서 아군의 전북함 내부와 북한의 무장잠수함과 북한주민 탈출선을 관람했다.

안인 일출교를 지나 봉화산을 오르는 길목에 보리밭의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가 풍요로워 보인다.

그 옛날 보릿고개 때 구수한 떡 보리를 맛있게 먹었던 일이 생각난다.

또한 감자밭에는 자주 빛 색깔의 감자 꽃이 만발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감자 꽃 열매를 가지고 놀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지금 걷고 있는 37코스는 강릉바우길과 겹쳐져 있는 코스다.

산속의 제피나무와 산초나무를 구별하기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곳에는 제피나무가 많이 산재되어 있다.

산속에서 아름드리 오동나무를 발견했다.

생후 처음 보는 크기의 오동나무로 수령이 꽤 오래된 것 같다.

오늘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안인해변까지 오는데 모래가 많이 날린다.

하지만 봉화산 숲속에 다다르니 여간 시원하지 않았다.

중앙시장에 도착하여 횟집에서 소주를 한잔한 후 찜질방(동아장 : 중앙시장 부근)에서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8.1km(36,37,38코스 : 정동진역 ~ 중앙시장)
숙박비 : 10,000
식대 : 24,000
입장료 : 3,000

 

강릉 통일공원에 전시된 북한의 무장 잠수함

 

 

 

5월 15일(월 : 21일차) : 맑음

경포호의 강문 솟대다리

 

오늘은 비교적 맑고 선선하여 조금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겠다.

아침식사로 선지국을 먹고 경포대

방면으로 길을 떠났다.

솔바람다리를 앞두고 송정해변 푸른 바다가 발길을 사로잡는다.

경포호의 강문 솟대다리도 꽤 장엄하다.

오늘 주문진해변까지 걸을 수 있을까? 송정해변의 소나무 숲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정도의 소나무숲길을 걷기는 생후 처음이다.

정말 ‘솔향기 나는 강릉’이다.

해변 철책선 부근의 근무초소를 둘러보고 지난날 군복무 시절을 회상했다.

경포호수에서 소머리 곰탕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주인으로부터 강릉에서 대구까지 무정차 버스가

다는 예기도 듣고, 손님으로부터 주문지 근처에 찜질방이 있다는 예기도 알려주셨다.

약국에서 바셀린 한 통을 사서 주문진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주문진 소방서 옆에 있는 찜질방에서 짐을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6.3km(38,39,40코스 : 중앙시장 ~ 주문진해변)
숙박비 : 10,000
식대 : 24,000

 

송정해변의 끝없이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

 

 

 

5월 16일(화 : 22일차) : 맑음

아들바위에 대한 안내문

 

오늘은 아침 6시부터 걷기 시작하여 주문진시장에서 육개장으로 아침밥을 먹고

수산항을 목표로 걷기 시작했다.

주문진등대에서 바라본 바다와 주문진 전경이 파도가 잔잔하여 아주 평온하게 보였다.
주문지 해변 아들바위공원에서 아들바위를 찾지 못하고, 배호의 “파도 노래비”만 보고 나오니,

공원 입구에 동전 500원을 넣으면 배호의 노래가 흘러나오도록 되어있다.

조금 지나니 자식을 원하는 사람이 기도하여 아들을 낳았다는 전설이 있는 아들바위에 대한

안내문이 있었으나 역시 아들바위를 찾지 못하던 중 마침 지나가는 노인에게 물으니,

어미가 아들을 치켜들고 있는 바위가 있었는데

어느 날 거센 파도가 아들을 삼켜가 버리고 어미만 남아 있다는 바위를 멀리서 가르쳐 주셨다.

안내문에도 그런 설명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주문진해변에서 “9멍가게”의 간판을 내건 재미난 구멍가게를 보았다.

향호도 산책하기에 아주 멋진 호수이다.

지경해변과 원포해변의 바다 속은 바닷물이 맑아서인지 다른 해변보다 더 수심이 깊어 보인다.

인구해변의 “밥 먹고 놀자” 식당(672-5220)에서 불고기 쌈밥(10,000원)을 먹었는데,

고기도 많이 주고 맛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죽도정을 지나다가 “아뿔사!  밥값을 잊어 버렸네” 점심을 먹고

주인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와 낙산사 부근에 찜질방이 있는지를 묻다가 그냥 나와 버린 것이다.

다시 식당에 돌아와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떠났다.

더운 날씨에 800m 정도를 더 걸은 셈인데, 2km만 되었어도 무통장으로 입금하는 수밖에...

복분리 경로당 앞에 예쁘게 핀 찔레꽃, 꽃 잔디, 붉은 장미, 관상용 양귀비등

여러 가지 꽃이 만발해 흡사 화훼단지 같은 느낌이다.

작은 언덕길을 지나 그늘아래에 돗자리를 펴고 앉기도 전에 왕개미들이 미리 자리위에 노닌다.

옛날 시골 그늘아래 그토록 많던 왕개미들, 지금은 보기 쉽지 않다.

한참을 더 지나자 38선 휴게소에 도착했다.

38선 경계 표시판을 보자 군 생활 때 38선 목책을 연상케 한다.

기념으로 십전대보탕을 한 잔하고 하조대(河趙臺 : 조선의 개국 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서

은거하였다 하여 두 사람의 성을 따서 ‘하조대’ 라 칭함)로 향했다.

하조대 앞바다 바위위에 수령 약 200년이 된 소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낙산해변까지 힘들게 걸어 모텔에 투숙했다.

청소도 되어 있지 않고 생수는 없어도 25,000원이면 괜찮다.

통닭 반 마리와 강원도 옥수수 막걸리로 저녁 겸 피로를 풀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6.9km(41,42,43,44코스 : 주문진해변 ~ 낙산해변)
숙박비 : 25,000
식대 : 24,000

 

하조대 앞바다 바위위에 수령 약 200년이 된 소나무

 

 

 

5월 17일(수 : 23일차) : 맑음

낙산배의시조목(始祖木)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해장국을 먹고 낙산사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옛날에 다녀왔지만 워낙 래된지라 다시 찾았는데 1시간이 더 소요 되었는데 갈 길이 멀다.

낙산배의 시조목(始祖木)도 낙산사에서 재배되고 있고,

의상대(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671년<문무왕 11년> 낙산사를 창건할 때

이곳에서 좌선<坐禪>한 것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도 예전과 변함이 없다.

정암해변 입구에 있는 화장실은 너무 깨끗하여 안방에 들어온 느낌이며

음악까지 흘러나와 찻집을 연상케 한다.

해파랑길을 23일차 걷던 중 가장 깨끗한 화장실이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대포항에서 회덮밥을 먹고 장사항 방면으로 출발했다.

속초해변 자연박물관에서 시간을 좀 보냈다.

공룡화석, 거북이 화석, 조개화석, 산호화석, 돈석(豚石) 등 수많은 볼거리가 전시되어 있다.

잠시 후 속초등대에 올랐다.

속초 8경 중 제 1경에 해당하는 속초등대는 “영금정 속초등대전망대” 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속초등대에서 바라본 설악산은 시야가 넓어 대청봉까지 잘 보인다.

바다정원(찻집)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한참동안이나 쉬었다.

규모가 대단히 크고 사람들도 많이 붐빈다.

특히, 송림의 의자와 테이블도 수없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

봉포 해변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삼포 해변으로 향했다.

삼포해변에서 버스를 타고 찜질방을 찾아 영랑호 부근의 설악해수사우나(24시 목욕탕)에 와서

휴식을 취했다.

오늘 걸은 거리 : 39km(44,45,46코스 : 낙산해변 ~ 삼포해변)
숙박비(왕복 교통비 포함) : 10,000
식대 : 29,000

 

 

 

5월 18일(목 : 24일차) : 맑음

사우나에서 나와 보니 식사할 곳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마트에서 빵과 우유를 사서

아침 식사로 대신 했다.

버스를 타고 삼포 해변에서부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송지호 철새 관망타워에 도착하여 관람하려니 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관람토록 해 준다.

관망타워에 여러 가지의 철새 박재들도 전시되어 있다.

송지호는 송림이 울창하고, 둘레가 약 4km(20만 평) 정도 되고,

최고 수심이 5m에 달하는 자연호수와 죽도가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하고 고성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며, 철새도래지이다.

고성 군청을 지나 북천철교를 지났다.

북천철교는 1930년경 일제가 자원수탈을 목적으로 건설한 원산 ~ 양양간의 동해북부선으로,

6,25 전쟁당시 북한이 본 철교를 이용하여 군수물자를 운반하자 아군이 함포사격으로 폭파해야만

했던 다리이며, 고성군이 60년이 지난 폐허의 다리를 평화통일의 염원으로 상판을 설치하여

걷기 및 자전거 길로 복원 하였다.

어제와 오늘은 바람이 잔잔하여 파도가 거의 없다.

하지만 흐린 날씨 탓에 시야는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오늘 날씨는 정말 무덥다.

더군다나 오늘따라 그늘도 거의 없어 배낭에 넣어둔 생수가 뜨겁다.

날씨가 너무 더워 발길이 더디다.

거진항에 도착하니 그래도 숙소가 제법 많은 편이고 북쪽으로 갈수록 숙소 구하기가 힘들어

선인장모텔(033-682-2527)에서 안주인의 배려로 3만원에 투숙했다.

숙소가 그다지 크지는 않아도 깨끗하고 아담하며 세탁실도 마련되어 있다.

내일은 새벽부터 출발하여 12시 30분에 출발하는 강릉행 버스를 타야만 대구까지 갈 수 있다.

페리카나에서 막걸리로 저녁 식사를 대신 했다.

오늘 걸은 거리 : 26.3km(47,48코스 : 삼포해변 ~ 거진항)
숙박비 : 30,000
식대 : 28,000

 

 

 

5월 19일(금 : 25일차) : 맑음

 

아침 일찍 일어나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4시 40분에 모텔을 나섰다.

어제는 그토록 더웠었는데, 밤새껏 바람이 많이 불더니 새벽에는 오히려 춥게 느껴진다.

아침 공기가 한없이 맑다.

거진항 숙소에서 응봉(鷹峯 : 해발 122m))까지 4km의 산길을 걸어 오르는데 1시간 반이나 소요되고, 어제 낮 동안 보다 땀을 더 흘렸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시원하기는 하지만 해변 가에서는 모래가 날아들고

심할 때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응봉을 오르기 전에 거진 해맞이봉 산림욕장이 잘 조성되어 있고,

그곳에서 바라본 거진항의 일출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걸음을 재촉하여 화진포 해맞이교를 지나 응봉을 거쳐 드디어 화진포에 도착했다.

화진포의 城(김일성 별장)에 도착했으나 개관 시간이 되지 않아 겉모습만 보았다.

본 건물은 독일 건축가인 H,Weber가 1938년에 건립하여 예배당으로 이용하였으며,

해안 절벽 위 송림 속에 우아하게 자리한 모습에서 “화진포의 성”으로 불리워졌으며,

1948년 이후에는 북한이 귀빈 휴양소로 운영하였고, 당시 김일성과 그의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은,

딸 김경희 등이 묵고간 적이 있어 지금까지 “김일성 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디.

화진포 생태박물관도 겉모습만 보고, 이승만 별장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생애를 촬영한 사진들을 건물 밖에 전시해 두었기에 관람할 수 있었고, 내부를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9시 조금 지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운 좋게도 출입사무소에서 인천에 사시는 친절하신 민×학님 부부를 만나 통일전망대까지

함께 동승할 수 있었다.

마침 시야가 넓어 통일전망대에서 군사분계선과 금강산을 바라볼 수 있었다.

금강산이 바로 코앞에 있건만 다가갈 수 없는 조국의 슬픔, 하루빨리 평화통일이 되기를 기원한다.

DMZ 박물관에는 6,25전쟁 시

북한군의 만행과 남북한의 각종 무기, 화폐, 녹슨 철모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장일남의 “비목(碑木)”의 가사가 전쟁후의 비극과 아픔을 더욱더 실감하게 해준다.

통일전망대를 잘 관람하고 화진포까지 태워 주신 민×학 부부님!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은혜를 다시 갚을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얼마 후 거진행 시내버스를 타고 와,

거진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국수를 시켜먹고 12시 30분 버스로 강릉으로 출발했다.

차창 밖의 풍광들이 내가 25일 동안 걸어왔던 해파랑길.

땀 흘려 힘겹게 걸어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간다.

강릉에서 대구행 무정차를 타고 오는데도 4시간이 더 걸렸다.

강릉에서 출발하기 전에 버스 기사님이 고속도로 공사 관계로 둘러간다 했지만

통일전망대에서 집에까지 오는데 무려 480km, 11시간이나 소요되었다.

그나마 민×학 선생님 덕분에 대구까지 오는 버스 시간을 잘 맞추어 올 수 있게 됨을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이로서 25일간의 기나긴 해파랑길 걷기의 대장정의 막이 내려진다.

오늘 걸은 거리 : 25km(49,50코스 : 거진항 ~ 통일전망대)
숙박비 : 0
식대 : 13,000
입장료 : 1.500

속초해변 자연박물관에 전시된 돈석(豚石)
송지호 철새 관망타워
걷기 및 자전거 길로 복원된 북천철교
거진해맞이봉에서 본 거진항의 일출 모습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산(바다 속의 작은 섬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군사 분계선 임)